[사설]국방 전산망 사고 시 복구에 두 달이나...이래도 되나

논설 위원I 2025.10.13 05:00:00
육·해·공군의 정보 자원을 통합 관리하는 국방 전산망이 화재 등 사고로 마비되는 경우에 정상적으로 재가동하는 데 최대 2개월이나 걸리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방부 직할 부대인 국방통합데이터센터(DIDC)는 최근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황명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서 현 시스템상 재해 발생 시 복구에 1~2개월이 소요된다고 밝혔다. 지난달 26일 국가정보자원관리원에서 발생한 화재로 인한 행정 전산망의 마비와 턱없이 오래 걸리는 복구가 군 전산망에서 그대로 재연될 수 있다는 것이다.

행정 전산망 마비가 정부의 평시 행정사무와 대국민 업무에 혼란을 초래한다면 국방 전산망 마비는 유사시 국방자원 동원과 군 운용을 어렵게 해 곧바로 심각한 안보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 국방 전산망은 전장관리 체계와 자원관리 체계로 이원화돼 있다. 전장관리 체계는 전쟁 수행과 직접 관련된 벙커 등 군사시설 간 네트워크이며 상대적으로 정보 자원 백업 기능과 유사시 시스템 대체(페일오버) 기능이 고도화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달리 DIDC가 관할하는 자원관리 체계는 백업 기능만 어느 정도 갖춰졌을 뿐 대체 기능은 확보되지 않았다고 한다.

DIDC는 군의 재정·인사·보급 등 자원 동원 및 관리 체계를 운용한다. 무기와 탄약을 비롯한 군수물자 조달과 배분, 예비군 편성과 배치 등 전투 지원은 물론이고 국방부의 관련 행정 업무도 DIDC의 전산망을 통해 이뤄진다. 그러니 이곳이 마비되면 유사시 군의 전투 능력을 크게 훼손하게 된다. 그럼에도 재해 대비가 제대로 돼 있지 않다. DIDC는 2014년 창설 당시 460억원 규모의 재해시 복구 체계 구축 사업을 추진했으나 예산 확보가 미흡해 10분의 1의 투자만으로 엉성한 복구 체계를 도입하는 데 그쳤다. 이어 10년 만인 지난해 1400억원 규모의 복구 체계 강화 계획을 세웠으나 내년도 예산안에 13%인 181억원이 반영되는 데 그쳤다.

군 전력에 아킬레스건이 될 수 있는 국방 전산망의 부실한 재해 대비 체계를 이대로 놔둬선 안 된다. 우선은 군 지휘부가 이 방면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 정부와 국회는 국방 전산망 보강을 위한 재정 투입 확대에 당장 나서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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