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M&A 분석]⑨이상호·송상현 대표 `Best Pioneer`

김영수 기자I 2016.12.29 07:20:00
[이데일리 김영수 기자] 이상호 글랜우드(glenwood) 프라이빗에쿼티(PE) 대표·송상현 KTB PE 대표. 이들의 공통점은 올 한 해 탁월한 능력을 발휘, 투자은행(IB)업계에 이름을 각인시켰다는 점이다.

◇‘샛별’ 이상호 글랜우드PE 대표..동양매직으로 수익률 ‘매직’

△이상호 글랜우드PE 대표
이상호 대표는 올해 인수·합병(M&A) 시장에서 가장 높은 내부수익률(IRR) 37%를 기록한 동양매직 바이아웃(Buyout)을 통해 확실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 대표는 지난 2014년 글랜우드투자자문에 합류, 현재의 간판인 ‘글랜우드PE’ 대표에 취임했다.

동양매직은 이 대표가 PE하우스로 이직후 처음 투자(바이아웃)한 처녀작이기도 하다. 이 대표가 취임할 당시 글랜우드PE는 300억원 규모의 KB-글랜우드제1호와 233억원짜리 글랜우드제1호뿐이었다. 다른 대형 바이아웃 PE하우스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세였던 글랜우드PE가 동양매직을 인수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이 대표의 치밀한 계산이 작용했다.

이 대표는 글랜우드PE에 합류하기 전 골드만삭스에 근무할 당시 동양매직 매각 주관을 맡았지만 법정관리 사태로 매각이 무산됐다. 결국 글랜우드PE로 자리를 옮겨 일본 가전업체 팔로마와의 전략적 제휴 추진 아이디어뿐 아니라 농협은행 PE단(현 NH PE)을 우군으로 만들면서 직접 인수에 성공하게 됐다.

동양매직 매각후 사석에서 만난 이 대표는 “동양매직이 너무 성공하다보니 업계에서 다음 투자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지는 것이 다소 부담스럽다”며 “좋은 투자를 위해 투자경험이 풍부한 PE하우스와 함께 CO-GP를 구성하는 전략뿐 아니라 실제 인수기업이 엑시트 이후에도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는데 역점을 둘 계획”이라고 말했다.

성공적인 동양매직 엑시트는 이 대표에게 남다른 여운을 안겨줄 것으로 보인다. PE업계에 발을 들일 당시 아버지(이학수 전 삼성전자 부회장)의 후광이 작용하지 않겠느냐는 주변의 시선을 떨쳐버릴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이 대표 스스로의 능력으로 홀로서기에 성공한 셈이다.

◇‘해결사’ 송상현 KTB PE 대표..해묵은 동부익스프레스 매각

△송상현 KTB PE 대표
송상현 KTB PE 대표는 KTB PE의 묵은 숙제였던 동부익스프레스 매각 건을 푼 해결사다. 송 대표가 KTB PE에 합류한 올 6월이후 6개월만의 성과다.

송 대표가 KTB PE에 합류하게 된 계기는 과거 인연을 맺었던 KTB투자증권의 2대주주인 이병철 대표이사 부회장의 권유가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와 함께 IB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송 대표의 개인적인 포부도 담겨 있다. 올 7월 취임후 조직개편 등을 통해 KTB투자증권의 낡은 이미지를 쇄신하는데 주력한 이 부회장의 주문으로 송 대표 역시 과감하게 KTB PE를 변신시킬 수 있었다.

송 대표는 취임후 KTB PE의 포트폴리오를 정리하고 운용에 집중하기 위해 ‘One Firm One Fund’(단일 대형 블라인드펀드를 통한 바이아웃 투자) 전략을 내세웠다. 이에 동부익스프레스, 전진중공업, 리노스 등 투자회수 시점을 지난 포트폴리오를 정리하는데 주력했다. 동원그룹과의 거래가 무산될 위기에 처할 때까지 밀고 당기는 모양새가 연출됐지만 결국 동부익스프레스를 매각하는데 성공했다. 송 대표는 지난 16일 동원그룹과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한 후 무거운 짐을 벗어던지고 때 늦은 여름 휴가를 떠났다.

송 대표는 국내보다는 해외 생활을 더 많이 한 인물이다. 국내에서는 중학교때 유학길에 올라 미국 하버드 대학교와 콜롬비아 비즈니스 스쿨 MBA를 졸업했다. 2001년부터 도이치증권, 리먼브러더스 등 글로벌 투자은행의 일본 법인에서 M&A를 중심으로 경력을 쌓았다. 2011년까지 홍콩계 PE하우스인 유니타스캐피탈(Unitas Capital)의 한국 대표를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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