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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동양매직,국내최초 IoT 가스레인지로 ‘린나이’아성 무너뜨린다

박철근 기자I 2016.08.05 06:30:00

티타늄 소재 적용한 세라믹 상판 적용
온도조절·음성 안내 모드 탑재 등 소비자 편의성 제고
3단계 안전검사 실시…1일 600대 등 올해 1.2만대 판매 목표

[화성= 이데일리 박철근 기자] 지난달 27일 찾은 경기도 화성시 봉담읍에 위치한 동양매직 화성공장. 가스레인지를 비롯해 정수기·식기세척기·오븐 등을 생산하는 동양매직의 핵심기지다. 최근 국내 최초로 선보인 사물인터넷(IoT) 기능이 탑재된 가스레인지 ‘슈퍼쿡’을 생산하느라 근로자들은 여념이 없는 모습이었다.

이곳에 자리한 슈퍼쿡 전용 생산라인은 1일 최대 600대를 만들어내고 있다.화성공장의 1일 가스레인지 생산량(2500대)의 4분의 1 수준이다.

경기도 화성시 봉담읍에 위치한 동양매직 화성공장에서 직원들이 국내 최초 사물인터넷(IoT) 기능을 탑재한 ‘슈퍼쿡’ 가스레인지 생산을 위한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 동양매직)
박성규 동양매직 시스템사업부 과장은 “일반 가스레인지가 20가지의 공정을 거치는 반면 슈퍼쿡은 약 30가지의 공정작업을 거친다”며 “안전 및 IoT 센서를 비롯해 버너 검사만 2차례를 하는 등 반복된 안전검사를 거친 제품만 소비자들에게 전달된다”고 강조했다.

부품 검사를 통과하더라도 최고의 안전성을 고집하는 동양매직은 박스 포장까지 마친 제품 100개 중 임의로 4~5개를 수거해 전체 검사를 다시 실시한다. 이 과정에서 불량 제품이 발생하면 해당 시간동안 생산된 제품은 전량 첫 생산공정으로 돌려보내 처음부터 조립 및 검사과정을 거치게 된다.

슈퍼쿡은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시장 반응이 뜨겁다. 일반 가스레인지 평균 판매가격은 24만원인 반면 슈퍼쿡은 약 2배 가까운 46만원에 달한다. 고가에도 지난달 초 출시 이후 한달만에 2000대가 넘게 팔렸다.

박 과장은 “비싼 가격에 잘 팔릴지 고민이 많았다”며 “일반적으로 30만원대 가스레인지 초기 판매량이 월 1000대 수준인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판매량”이라고 설명했다.

소비자들이 이 제품을 선호하는 이유는 청결함과 편의성을 높였기 때문이라는 게 회사측 분석이다.

동양매직의 슈퍼쿡(왼쪽) 가스레인지는 티타늄 소재를 섞은 세라믹 코팅 기법을 적용한 상판을 사용해 일반 법랑소재의 상판을 적용한 제품(오른쪽)보다 음식이 잘 눌러붙지 않고 물티슈나 행주 등으로 가볍게 닦아낼 수 있다. (사진= 동양매직)
이 제품의 가장 큰 특징은 쉽게 청소할 수 있는 가스레인지 상판이다. 티타늄 소재를 섞은 세라믹 코팅을 적용해 음식물이 잘 눌어 붙지 않아 청소가 간편하다.

일반 가스레인지의 상판은 열과 내구성에 강한 법랑(유약을 900℃ 고온에서 구운 철판)소재를 사용한다. 이 소재는 내구성은 강하지만 음식물이 눌어 붙으면 청소가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이 때문에 가스레인지 업계는 청소성을 개선하기 위해 다양한 소재의 상판개발을 시도하고 있다.

송병길 가전마케팅부문장은 “청소력 부문에서 최상의 기능을 구현하는 티타늄 상판을 개발하는데 무려 10년이 걸렸다”며 “티타늄을 적용키로 한 후에도 소성과정에서 변형, 도료 숙성과정 등의 시행착오를 바로 잡는데만 또다시 1년이 꼬박 들었다”고 설명했다.

소비자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슈퍼쿡에는 온도를 설정하면 자동으로 화력이 조절되는 기능을 탑재했다. 예를 들어 조림·찜 요리를 할 때에는 110℃로, 튀김이나 구이를 할 때에는 기름의 온도를 180℃로 맞추도록 화력이 자동 조절되는 식이다. ‘끓이고 알림모드’를 설정해놓으면 물 등이 끓고 나면 음성으로 ‘물이 끓기 시작했습니다’라는 안내 메시지가 나와 물이 끓을 때까지 가스레인지 주변을 지키고 있을 필요가 없다.

가스레인지를 켜놓고 나와도 스마트폰을 이용해 집안의 가스레인지가 켜져 있는지 확인한 뒤 버너를 끌 수 있도록 IoT 기능을 탑재했다. 송 부문장은 “최초 상품기획 단계에서 IoT 기능은 고려하지 않았다”면서도 “소비자 편의성을 조금이라도 높일 방법을 고민하다가 IoT 기능을 추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송병길 동양매직 가전마케팅부문장이 슈퍼쿡의 생산시설과 제품 현황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사진= 동양매직)
특히 이 기능이 고령의 부모님을 둔 자녀들에게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고 그는 전했다. 송 부문장은 “이 제품은 3~10일까지 설정한 날짜동안 가스레인지가 사용되지 않으면 문자메시지를 통해 알려준다”며 “사소해 보이는 이 기능으로 자식들이 부모님의 안부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동양매직은 슈퍼쿡을 통해 국내 가스레인지 선도 기업으로 우뚝 선다는 계획이다.

지난 2012년 171만대 수준(업계 추정)이던 가스레인지 시장 규모는 전기레인지 등 대체 조리기구의 등장으로 2014년 145만대까지 감소했다. 하지만 지난해 153만대로 다시 반등한 가스레인지 시장은 향후 연 2~3% 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이 시장에서 린나이는 절대 강자였다. 하지만 동양매직은 올 상반기에 39%의 시장 점유율(전체 75만대 시장 중 30만대)을 기록해 린나이(27만대)를 제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송 부문장은 “올해 슈퍼쿡 판매 1만2000대 목표를 달성하면 명실상부한 가스레인지 업계 1위로 등극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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