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서울시와 협약 위배해 술장사 열중 마트 입구에 맥주 박스째 적재해 판매중 작년 11월 청소년 구매 차단 및 주류소비 제한위한 가이드라인 제정
[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지난 주말, 서울시 마포구 홈플러스 합정점. 매장에 들어서자 정면 입구에 주류 종합코너가 자리잡고 있다. 70㎡(21평)는 넘어 보이는 공간에 맥주와 소주, 양주, 와인, 전통주 등 각종 주류가 나란히 전시돼 있다. 여름철 인기 품목인 맥주는 박스채 쌓여 고객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이날 홈플러스 합정점은 주류 특판행사를 벌였다.
19일 서울시 마포구에서 영업하는 홈플러스 합정점의 매장 입구 앞에 주류종합코너가 마련되어 있다. (사진 = 이승현 기자)
용산구에 위치한 신세계(004170)이마트 용산점도 상황은 비슷하다. 주 출입구 바로 왼쪽에 캔맥주가 견과류와 함께 진열돼 있다. 주류코너는 출입구에서 좌회전해 조금만 걸어가면 나온다. 술 종류를 적어 놓은 천장의 친절한 팻말 덕에 찾기도 쉽다. 사방이 트인 이 주류코너에서는 술을 박스째 쌓아놓고 판매 중이다. 롯데마트 서울역점은 상대적으로 주류코너 접근이 어렵다. 출입구에서 멀 뿐더러 고객 동선에서 많이 떨어진 곳에 자리잡고 있다.
하지만 롯데마트 역시 맥주는 음료코너에서 손쉽게 박스째 구매할 수 있다. 판매 성수기인 여름철을 맞아 열린 특판행사 덕분이다.
서울시와 대형마트들은 지난해 11월, ‘대형마트 주류 접근성 최소화 가이드라인’을 함께 제정했다. 대형마트들은 고객 동선에서 주류 매장을 최대한 멀리 배치하고 주류의 박스진열 및 판매행사 및 특판매장 설치를 금지하겠다고 약속했다. 우리나라 대형마트에서는 손쉽게 주류구매가 가능해 주류소비를 늘리는데 일조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청소년들도 손쉽게 주류를 구매할 수 있다는 비난에 밀린 때문이다. 선진국에서는 별도 출입구를 갖춘 독립된 매장에서만 주류를 판매하도록 허용하는 등 주류소비를 줄이기 위해 대형마트의 주류판매를 제한하고 있다.
그러나 대형마트들이 가이드라인을 사실상 무시하고 있는 데다 서울시 역시 관리·감독에 손을 놓으면서 유명무실해진 상태다.
맥주 할인행사를 벌이고 있던 한 대형마트 직원은 “가이드라인이어서(위반해도) 괜찮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자료 = 서울시)
당초 서울시는 행정제재가 없는 자율협약의 특성상 한계가 있다고 보고 시내 70개 매장에 대한 지속적 모니터링을 통해 가이드라인 준수를 독려한다는 계획이었다.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먼저 편의점 1000곳을 대상으로 주류판매 실태조사를 하느라 모니터링 작업이 늦어졌다”며 “외부기관에 작업을 위탁 발주했고 조만간 모든 업체에 대한 모니터링을시작할 예정”이라고 해명했다. 서울시는 이번 전수조사를 통해 각 매장별 주류판매 실태를 지수화해 공개한다는 방침이다.
19일 서울시 용산구에 위치한 이마트 용산점의 매장 출입구 왼편에 맥주가 견과류 제품과 함께 진열돼 있다. (사진 = 이승현 기자)
19일 서울시 용산구의 롯데마트 서울역점 내 음료코너에 박스형태의 행사제품으로 나온 맥주들이 생수와 함께 진열돼 있다. (사진 = 이승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