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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통항 사실상 '올스톱'…美 "무기한 봉쇄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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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주원 기자I 2026.08.15 04: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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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AE 선박 2척 피격…이란 배후 지목
"내주 사상 최대 경제제재" 베선트 예고
고유가에 지지율 흔들리는 트럼프

[뉴욕=이데일리 성주원 특파원] 세계 원유·액화천연가스(LNG) 물동량의 약 5분의 1이 지나가는 호르무즈 해협의 선박 통항이 14일(현지시간) 사실상 멈춰섰다. 이 해협에서 선박 2척이 또다시 공격을 받았고, 미국은 이란에 대한 해상 봉쇄를 무기한 유지할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은 다음 주 이란에 대한 새로운 경제 제재까지 예고하고 나서면서, 지난 2월말 발발한 이란 전쟁이 다시 격화하는 모습이다.

지난 10일(현지시간) 이란 남부 항구도시 반다르아바스 앞 호르무즈 해협에 선박들이 떠 있다. (사진=AFP)
지난 10일(현지시간) 이란 남부 항구도시 반다르아바스 앞 호르무즈 해협에 선박들이 떠 있다. (사진=AFP)
호르무즈 해협에서 무슨 일이

아랍에미리트(UAE) 국영 아부다비국영석유회사(ADNOC)는 전날 저녁 자사 선박 2척이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던 중 공격받았다고 밝혔다. UAE 정부는 이란을 배후로 지목했지만 이란 측은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이란 고위 소식통은 지난 6월 전쟁 종식을 위해 맺어진 합의를 발전시키기 위한 협상에 진전이 없다고 전했다. 6월 합의로 일시 재개됐던 휴전이 깨진 이후 이란은 자국 허가 없이 해협을 지나려 한다고 의심되는 선박에 대한 공격을 재개한 상태다.

선박 추적업체 케플러(Kpler) 집계에 따르면 14일 해협을 통과한 선박은 곡물선 1척과 빈 벌크선 1척, 단 2척에 그쳤다. 원유 선적은 아예 눈에 띄지 않았다. 하루 전인 13일에도 통과 선박은 9척으로 12일(5척)보다는 늘었지만 8월 하루 평균치(12척)에는 못 미쳤다. 위치 신호 장치를 끈 채 몰래 통과하는 선박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도, 지난 2월말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상대로 전쟁을 시작하기 전 하루 130척 넘게 오가던 것과 비교하면 통항량이 크게 쪼그라든 셈이다. 리스크 인텔리전스 업체 베리스크 메이플크로프트의 토르비에른 솔베트 중동 담당 수석 애널리스트는 “해협을 통한 선박 통항을 제한할 수 있는 능력은 이란이 협상에서 가진 주된 지렛대”라고 짚었다.

호르무즈 해협이 왜 중요한가

호르무즈 해협은 페르시아만과 인도양을 잇는 좁은 해상 통로로, 사우디아라비아·이란·이라크·쿠웨이트 등 주요 산유국들의 원유와 카타르의 LNG가 세계 시장으로 나가는 사실상 유일한 관문이다. 전쟁 전에는 전 세계 원유·LNG 물동량의 약 5분의 1이 이곳을 지났다. 이 해협의 통항이 막히면 세계 에너지 공급망 전체가 흔들리는 이유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이 해협에 대해 “완전한 통제력”을 갖고 있다고 주장해왔지만, 이란은 이를 부인하며 경제 제재 해제와 동결된 자산 반환 등 자국 조건이 충족될 때까지 해협 재개방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이란 의회 위원회는 13일 미국·이스라엘 및 기타 ‘적대적’ 국가의 자산과 장비의 통항을 금지하는 내용의 해협 관련 계획을 승인했다.

美, 봉쇄 유지에 새 제재까지 예고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은 취재진에게 미군이 이란에 대한 보복성 해상 봉쇄를 이행하기 위해 해당 지역에 무기한 해군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함정을 계속 교대 투입해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기 때문에 봉쇄를 무기한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은 한발 더 나아가 다음 주 이란에 대한 새로운 금융 제재를 예고했다. 그는 한 방송 인터뷰에서 “경제적 고립의 역사상 전례 없는 수준의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은 지난 6월 중순 한 달간 이란의 해운·항만 봉쇄를 해제했지만 이후 다시 봉쇄를 부과해 테헤란의 주요 외화 조달원을 차단한 상태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국내적으로 인기 없는 전쟁을 끝내라는 압박을 받고 있다. 고유가가 지지율을 끌어내리고 있고, 11월 중간선거에서 의회 장악력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 때문에 그는 이번 주 초 지상군 투입이나 군사 확전보다는 경제적 압박에 의존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시장은 이미 반응 중

브렌트유와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각각 배럴당 약 88달러, 82달러로 올랐다. 인도의 러시아산 원유 의존도는 7월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 걸프산 연료의 주요 수입국인 아시아 정유사들은 향후 공급 확보를 위해 이번 주 미국산 원유를 사들였다. 또한 이란 전쟁발 고유가는 미국 소비자물가와 소비심리에도 부담을 주고 있는 상황이다.

확전 우려도 여전하다. 예멘의 친이란 반군 후티가 13일 드론으로 사우디아람코 정유시설을 공격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역내 전쟁이 더 넓게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다시 커졌다. 세계 각국 경제학자들은 이번 전쟁이 조기에 끝나지 않으면 세계 경제성장률이 급격히 둔화하고 일부 지역은 경기침체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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