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사 한 방으로 다섯가지 질환 예방…방어력 키우는 백신

강경훈 기자I 2018.11.10 03:44:43

[강경훈의 萬藥에]백신
인판릭스, 3개에서 5개로 예방 바이러스 늘려
가다실9, 자궁경부암 유발 인유두종바이러스 9종 막아

자궁경부암 백신 가다실9.(사진=MSD 제공)
[이데일리 강경훈 기자] 백신은 외부에서 침입하는 바이러스의 공격을 막아주는 약입니다. 그런데 백신을 만들 때에는 이 바이러스가 필요합니다. 바이러스를 약독화시킨 뒤 몸에 넣으면 나중에 해당 바이러스가 들어왔을 때 면역기억을 되살려 항체를 만들게 됩니다.

기존에는 특정 질환 하나만 막는 백신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그 이유는 바이러스를 여러 개 넣으면 각 바이러스끼리 간섭을 일으키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하나에서 둘로, 둘에서 셋으로 백신 하나에 담는 바이러스의 수가 늘었습니다. 그렇게 하면 비용이 줄어들고, 접종자 입장에서는 주사를 덜 맞아야 되니 편합니다.

최근에 GSK가 국내 허가를 받은 ‘인판릭스-IPV/Hib’는 디프테리아, 파상풍, 백일해, 폴리오, 뇌수막염 등 5가지 소아질환을 동시에 예방합니다. 원래 인판릭스는 DTP(디프테리아, 파상풍, 백일해) 백신이었습니다. 세 가지를 한꺼번에 막는 것도 기술입니다. 그러다 인판릭스는 여기에 소아마비를 일으키는 폴리오를 더한 ‘인판릭스-IPV’를 지나 뇌수막염(Hib)까지 결합한 것입니다. DTP, 폴리오, 뇌수막염백신을 각각 따로 맞을 때보다 접종 횟수를 절반 가량 줄였습니다. 그만큼 시간과 비용의 부담은 줄이고 편의성은 높아졌습니다.

바이러스의 수 대신 바이러스의 아형(亞形. subtype)을 늘린 백신도 있습니다. 가다실이 주인공인데, 자궁경부암을 막는 백신입니다. 자궁경부암의 가장 큰 원인은 인유두종바이러스(HPV) 감염입니다. 특히 HPV 16, 18형은 전체 자궁경부암 원인의 70% 정도를 차지합니다. 가다실은 16, 18형을 포함해 6, 11형 등 4가지 HPV 유형을 막습니다. 최근 나온 가다실9은 여기에 31, 33, 45, 52, 58형 등 5가지 유형을 추가했습니다. 5가지 유형의 HPV가 일으키는 자궁경부암은 전체의 약 20%입니다. 회사 측은 가다실이 가다실9으로 발전하면서 HPV의 예방효과는 97%까지 올라갔습니다.…

백신은 질병이 생기기 전, 건강한 상태에서 써야하는 예방약입니다. 그러다 보니 굳이 써야 되냐는 무용론과 함께 안전성 문제도 지속되고 있습니다. 최근 일본산 결핵백신에서 발암물질인 비소가 검출돼 소비자들의 불안이 큰 상황입니다. 1일 허용량인(1.5㎍)의 38분의 1이고, 72시간 이내에 대부분 소변을 통해 배출된다고 식약처는 설명했습니다. 통계적으로 결핵백신이 건강에 문제를 일으키기는 굉장히 희박합니다. 이유 없는 과도한 근심이 오히려 더 위험하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을 귀담아 들어야 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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