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부터 닷새간 추석 연휴다. 오늘 오후부터는 예년보다 덜하겠지만 전국적 인구 이동이 시작될 것이다. 코로나 사태가 한창인 가운데 맞게 된 이번 추석에는 여기저기서 전례 없는 풍경이 연출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 방역대책에 따라 마을잔치·지역축제·민속놀이 대회 등은 취소됐거나 몇 십 명 정도의 소규모로 치러질 예정이다. 고향 가는 길에 고속도로 휴게소 음식점에 들러 붐비는 사람들 틈에 끼어 앉아 음식을 사 먹는 즐거움도 누릴 수 없다. 코로나 재확산 우려로 올해 추석은 어느 해보다 분위기가 썰렁할 수 밖에 없다.
방역당국은 8·15 광화문 집회를 계기로 시작된 코로나 재확산을 간신히 진정시킨 싯점에 추석을 맞아 긴장하고 있다. 추석 연휴를 어떻게 보내는지가 코로나 사태의 전개 방향을 좌우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정부는 어제부터 2주간을 ‘추석 특별방역기간’으로 정하고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조치를 거의 그대로 유지시켰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대국민담화를 통해 “올해만큼은 부모님을 찾아뵙지 못하는 게 불효가 아니다”라며 고향방문 자제까지 요청했다.
그러나 거꾸로 생각해보면 이번 추석은 우리의 공동체 방역 역량을 확인할 기회가 될 수 있다. 각자가 주위에 코로나를 전파하는 매개체가 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시민의식만 발휘한다면 추석 연휴가 오히려 코로나 진정세 굳히기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최근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는 깜깜이 환자 비율이 20% 이상으로 치솟은 것은 사회생활 공간 곳곳에 코로나 바이러스가 침투했다는 의미다. 그런데 추석 연휴에 인구 이동은 늘어나지만 대부분의 일터가 휴무하고 각종 상점도 문을 닫는다. 이처럼 사람들의 사회적 활동이 중단되는 것은 코로나 감염의 잠재적 고리가 며칠간 차단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관건은 결국 시민의식이다. 남에게 피해를 입히지 않기 위해 나부터 어디에 가든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키겠다는 자세가 필요하다. 이런 자세는 특히 이번 추석에 고향에 가는 대신 가족과 함께 유명 관광지에 가려는 이른바 ‘추캉스’족에게 요구된다. 우리 사회에서 어느 집단이 시민의식을 결여하고 있는지는 연휴 이후 코로나 감염 추세가 말해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