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봤어요]넉넉한 주행거리+실내공간…펀드라이빙 ‘볼트EV’

이소현 기자I 2019.03.29 06:00:00

회생제동 시스템 활용..주행가능거리↑
전기차 전용 설계로 넓은 공간 장점
‘원페달 드라이빙’..운전 재미까지 챙겨
올해 7000대 물량 확보해 안정적 공급

[제주=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볼트(Bolt) EV를 타보면 놀라는 순간이 딱 3번 있다. 처음으로 밖에서 봤을 때보다 실제로 차에 탔을 때 느껴지는 넓은 공간, 1회 충전으로 400㎞에 육박하는 넉넉한 주행거리에서 느껴지는 안도감. 마지막으로 운전대에서 손을 놓고 싶지 않을 정도로 재미있는 ‘펀 드라이빙’(FUN DRIVING)은 화룡점정이다.

쉐보레 볼트 EV는 ‘2017 북미 올해의 차’에 선정되면서 기술력과 상품성은 이미 검증된 모델이지만, 지난 14일부터 2019년형 볼트 EV 고객 인도가 본격적으로 이뤄지면서 한국GM은 재검증에 나섰다. 미세먼지가 가득한 서울 도심을 벗어나 2030년까지 탄소 없는 섬을 목표로 한 제주도에서 시승회를 열었다. 왕복 110㎞ 구간을 볼트 EV 렌터카를 활용해 전기차 면면을 구석구석 살폈다.

볼트 EV의 첫인상은 아담한 차다. 경차 스파크와 비슷한 정도로 생각했다. 그러나 운전석 문을 열고 착석해보니 “잘빠졌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도심형 크로스오버 형태를 갖춰 SUV만큼 널찍했다.

60.0kwh 대용량 배터리를 탑재하고도 넉넉한 탑승공간과 적재공간으로 실용성을 높였다. 외관 크기보다 실내 공간이 상당히 넓은 것은 내연기관 차량에서 개조된 다른 브랜드의 전기차 모델과 달리 전기차 전용으로 개발했기 때문이다. 볼트 EV 앞뒤바퀴 거리(휠베이스)는 2600㎜로 트랙스(2555㎜), 코나·티볼리(2600㎜), QM3(2605㎜) 등 소형 SUV급이며, 체감 상으로는 훨씬 널찍하다. 대용량 배터리를 차체 하부에 배치해 2열 바닥 시트가 평평했다. 넉넉한 다리공간을 확보해 뒷좌석에 3명도 충분히 탈 수 있다.

시동을 켜니 전기차 특성상 조용하다. 8인치 스마트 디지털 클러스터와 10.2인치 대형 컬러 디스플레이에 불이 들어와 차량 정보와 배터리,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등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특히 배터리 사용과 충전 상태가 이미지로 표현해 시인성을 높였다.

가속페달을 밟자 소리 없이 강하다. 출발부터 가속력을 확인할 수 있는데 내연기관과 달리 초반부터 최대 토크가 나오는 전기모터의 특성 때문이다. 볼트 EV는 최고출력 204마력, 최대토크 36.7㎏.m을 발휘해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걸리는 시간은 단 7초다. 스포츠카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수준의 동력성능을 갖췄다.

한라산 산등성이에 있는 1100 고지를 오를 때 거침없이 내달렸다. 오르막에서도 밀릴 틈 없이 차가 앞으로 쭉쭉 나갔다. 전고는 1610㎜로 다른 소형 SUV와 비교해 높은 편이지만, 배터리가 바닥에 깔려 있어 무게중심은 낮은 편이다. 이에 구불구불한 도로에서도 주행안정성을 느낄 수 있다.

볼트 EV의 묘미는 탈수록 늘어나는 주행거리다. 한라산 1100 고지를 향해 가속페달을 시원하게 밟자 주행가능 거리는 341㎞에서 224㎞까지 120㎞ 가까이 줄었다. 이후 산등성이에서 8㎞ 정도 내리막길을 내려왔는데 주행가능 거리는 40㎞가 늘었다.

‘원 페달 드라이빙’도 또 다른 묘미다. 주행상태를 D에서 아래로 내려 L로 바꾸면 브레이크 사용 없이 가속페달로만 주행할 수 있다.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면 속도가 줄고 다시 밟으면 속도가 올라가며 회생 제동을 극대화한다. 다만, 급하게 감속한다는 느낌이 들어 약간 ‘꿀렁’거리는 부분은 적응이 필요하다.

또 브레이크 대신 운전대 왼쪽 뒷면에 패들 버튼을 통해 ‘리젠 온 디맨드’(Regen on Demand) 시스템을 작동할 수도 있다. 볼트 EV의 회생 제동 시스템과 내리막길의 지형 특성을 이용하면 공인된 383㎞보다 더 먼 거리도 갈 수 있을 듯했다.

한국GM은 올해 볼트 EV를 7000대가량 준비해 안정적인 공급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가격은 4593만~4814만원으로 국고 보조금 최대금액인 900만원을, 지자체별 보조금으로 450만~1000만원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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