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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日·韓 등 11개국, '북한 IT 인력 사기' 공동경보 발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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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주원 기자I 2026.08.01 04:3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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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자산 결제 요구, 화상회의 거부는 위험신호"
가짜 신분으로 해외 취업, 급여는 북한으로 송금
FATF "北, IT 인력 스킴으로 국제금융망 파고들어"

[뉴욕=이데일리 성주원 특파원] 미국과 일본, 한국을 비롯한 11개국이 31일(현지시간) 북한 IT(정보기술) 인력의 위장취업 실태를 알리는 공동경보를 발령했다. 이들 국가는 북한 IT 인력이 핵무기·탄도미사일 프로그램 자금 조달을 위해 신분을 위조해 해외 기업에 취업하고 있다며 기업들의 신원확인 절차 강화를 촉구했다.

북한이 지난 2023년 5월 31일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쏜 첫 군사정찰위성 ‘만리경 1호’를 실은 위성운반로켓 ‘천리마 1형’의 발사 장면을 조선중앙통신이 공개한 사진이다. 이 로켓은 엔진 고장으로 서해에 추락했다. (사진=연합뉴스)
북한이 지난 2023년 5월 31일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쏜 첫 군사정찰위성 ‘만리경 1호’를 실은 위성운반로켓 ‘천리마 1형’의 발사 장면을 조선중앙통신이 공개한 사진이다. 이 로켓은 엔진 고장으로 서해에 추락했다. (사진=연합뉴스)
이번 경보는 미국 국무부·연방수사국(FBI)을 비롯해 우리나라 외교부·경찰청과 일본 외무성·국가사이버안보국·경찰청·재무성·경제산업성, 호주 외교통상부, 캐나다 외교부·왕립기마경찰(RCMP), 프랑스·독일·이탈리아·네덜란드·뉴질랜드·영국 외무당국 등이 공동으로 발표했다.

미 국무부는 이날 보도자료에서 “북한은 북한 내외에 배치된 숙련된 IT 인력 네트워크를 활용해 허위 신분을 취득하고 원격으로 수입을 벌어들여 불법 핵무기·탄도미사일 프로그램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고 밝혔다.

“고용주엔 제3자 계좌로”...가상자산·해외송금 요구

공동경보에 따르면 북한 IT 인력은 다른 나라 국민을 사칭해 온라인 채용·용역 플랫폼을 통해 일자리를 얻은 뒤, 급여를 북한 상급기관에 송금한다. 이들은 신분증 위조나 대리인의 신분증 이미지를 활용해 계정을 등록하고, 실제 업무는 본인이 수행하는 방식을 쓴다.

특히 직접 계좌이체 대신 송금서비스나 가상자산으로 대금을 요구하거나, 제3자 은행계좌를 수취계좌로 제공한 뒤 해외 계좌로 재이체하도록 하는 수법이 자주 포착됐다. 미국 등 해외에서는 제3자 대리인을 통해 ‘노트북 팜’을 운영해 기업이 지급한 노트북을 원격으로 조작함으로써 실제 근무지를 은폐하는 사례도 있다고 각국은 전했다.

북한 IT 인력은 북한·중국·러시아 외에 동남아시아·아프리카 등지에도 분산돼 있으며, 가상사설망(VPN)과 원격데스크톱 소프트웨어로 해외 근무 사실을 숨기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웹·모바일 앱·소프트웨어·블록체인 개발 등 폭넓은 분야에서 일감을 확보하고 있으며, AI를 활용해 신원 은폐 수법을 갈수록 정교화하고 있다고 각국은 설명했다.

화상회의 거부·시세보다 낮은 요율...‘체크리스트’도 제시

이번 경보는 기업의 채용·조달 담당자가 참고할 수 있는 구체적인 의심 정황도 함께 제시했다. △화상회의에서 신분증 사진이 일치하지 않거나 영상이 조작된 것으로 보이는 경우 △화상회의 참여를 거부하는 경우 △시장 요율보다 낮은 가격에 근무를 제안하는 경우 △가상자산 결제를 요구하는 경우 △소통 상대가 시간대별로 바뀌는 등 계정을 여러 명이 운영하는 정황이 대표적이다.

다만 각국은 “북한인들이 번역서비스나 대형언어모델(LLM)을 활용해 제2외국어로도 그럴듯한 프로필과 소통 내용을 작성할 수 있다”고 덧붙여 어색한 번역체만으로 북한 IT 인력 여부를 단정할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온라인 플랫폼 운영 기업을 향해서는 △계정 등록정보의 잦은 변경 △계정 명의와 결제계좌 명의 불일치 △동일 신분증으로 복수 계정 개설 △동일 IP에서 다수 계정 접속 또는 단시간 내 여러 IP에서 단일 계정 접속 △비정상적으로 긴 로그인 유지시간 등을 주요 탐지 지표로 제시했다.

유엔 결의 위반...“北, IT 인력으로 국제금융망 파고들어”

각국은 유엔(UN)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2397호에 따라 모든 회원국이 제한적 예외를 제외하고 자국 내에서 소득을 얻는 북한 국적자를 송환할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북한 IT 인력과 계약하고 대가를 지급하는 행위 자체가 미국·일본·한국 등 다수 국가의 국내법 위반에 해당해 법적 제재나 벌금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도 담겼다.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는 북한을 조치 촉구 대상(블랙리스트) 고위험 관할권으로 지정하고 있다. 각국은 “그럼에도 북한은 IT 인력 활용을 포함한 수익원 다변화를 통해 국제금융시스템과의 연계를 확대해왔다”며 “북한은 대량살상무기 프로그램 자금 조달을 위해 IT 인력 스킴을 빈번히 활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한·미·일 3국은 지난해 8월 ‘북한 IT 인력 관련 공동성명’을 발표했고, 다자제재모니터링팀(MSMT)은 같은 해 10월 관련 2차 보고서를 낸 바 있다. 각국은 이번 경보를 통해 기존 대응 기조를 재확인하며 기업들의 자체 검증 체계 강화를 재차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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