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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연합은 “지난해 5월 권 의원은 소관업무의 이관계획 없이 여가부 조항만 삭제하는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발의했고, 여가부 성평등문화사업 ‘버터나이프크루’가 페미니즘에 경도됐다며 전화 한 통으로 중단시켰다”고 비판했다.
김 장관에 대해서는 “국가 성평등정책 추진체계의 최고 책임자로서 해야 할 역할을 외면하고 방기했다”며 “여가부 폐지를 골자로 하는 정부조직 개편에 대해 ‘권한 강화’라며 사실을 왜곡했다”고 지적했다. 김 장관이 인하대 성폭력사건, 신당역 스토킹 살해사건을 두고 “여성폭력이 아니다”라고 말한 것도 ‘성차별에 대한 무지와 무책임’이라고 강조했다.
이밖에 여성연합은 직장내괴롭힘으로 고용노동부 처분을 받았는데도 피해자에게 반성하지 않고 있는 ‘동남원새마을금고’와 수차례 전화했어도 받지 않았다면 스토킹으로 처벌할 수 없다는 결정을 내린 ‘인천지법 형사9단독 재판부’, 스토킹 살인사건 이후 여성노동자를 당직근무에서 배제하겠다고 한 ‘서울교통공사’, 직장내 성희롱을 은폐한 ‘포스코’ 등을 성평등 걸림돌로 꼽았다. 중앙행정기관으로는 2022 개정 교육과정에 ‘성소수자’, ‘성평등’, ‘재생산’ 표현을 삭제해 성소수자의 존재를 지운 ‘교육부’, 임신중절유도제 도입을 지연시킨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선정됐다.
‘올해의 여성운동상’은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파리바게뜨지회에 돌아갔다. 여성연합은 파리바게뜨지회가 SPC그룹의 노조 차별과 탈퇴 협박 와중에도 파리바게뜨의 반인권, 반노동 문제를 공론화했다는 점을 높이 샀다. 여성연합은 “소수노조라는 불리한 여건에서도 SPC를 협상테이블로 끌어내고 단체협약에 준하는 합의를 이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라고 평가했다.
‘특별상’은 고(故) 임보라 목사가 받았다. 여성연합은 고 임 목사가 반(反)성폭력, 차별금지법 제정 운동에 참여하면서 교회 내 성폭력 사건 피해자들을 지지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는 데 힘썼다고 밝혔다.
‘성평등 디딤돌’에는 미군 기지촌 ‘위안부’ 문제에 대한 국가 책임 인정 대법원판결을 끌어낸 122인 원고와 대리인단, 캐디 특수고용노동자의 노동권을 확장한 전국여성노동조합 상록CC분회, 해군상관에 의한 성소수자 여군 성폭력 사건 공동대책위원회 변호인단, 청주페미니스트네트워크 ‘걔네’ 등이 선정됐다.
여성연합은 이날 오후 서울광장에서 오는 8일인 세계여성의날을 기념해 제38회 한국여성대회를 개최하고 이런 명단을 발표했다.
여성연합은 행사에서 “‘여성’과 ‘성평등’이 삭제되는 퇴행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지만, 더욱 거세게 성평등 사회로의 변화를 촉구하고자 이 자리에 모였다”고 밝혔다.
매년 세계여성의 날 즈음에 열려온 한국여성대회는 1985년 여성평우회 등 14개 여성단체가 처음 개최했고, 1987년부터는 한국여성단체연합 주관으로 열려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