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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ABLbio) 대표는 17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사노피의 기술 검증 능력이 전부는 아니지만, 우리 물질을 직접 가지고 가서 4개월간 여러 분석을 진행했다”며 “다른 수많은 글로벌 경쟁업체들과 비교한 다음, 우리의 그랩바디(Grabody)-B플랫폼으로 탄생한 퇴행성 뇌질환 치료 후보물질인 ‘ABL301’을 선택한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실제로 에이비엘바이오는 12일 ABL301에 대해 사노피와 10억6000만 달러(한화 약 1조2790억원) 규모의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고, 이날 주가는 상한가를 기록했다.
ABL301은 퇴행성 뇌 질환의 일종인 파킨슨병 발병 원인으로 알려진 ‘알파-시뉴클레인’이 축적되지 않도록 만든 이중항체다. 에이비엘바이오가 보유한 특유의 그랩바디-B플랫폼을 접목해 뇌로 전달되는 ABL301의 양을 극대화했다. 이 플랫폼은 중추신경계(CNS) 관련 질병을 타깃하는 신약 후보물질이 뇌로 가는 물질을 가로막는 혈액뇌관문(BBB)을 잘 통과할 수 있도록 돕는 기술이다.
이번 계약으로 에이비엘바이오는 계약금 7500만 달러(약 900억원)를 수령한다. 또 단기 기술료 4500만 달러(약 540억원)를 포함해 임상과 허가, 상업화 등의 단계별 기술료(마일스톤)로 총 9억8500만 달러(약 1조1820억원)까지 받을 수 있게 된다.
사노피는 세계 시장에서 ABL301의 개발 및 상업화를 할 수 있는 독점적 권리를 보유하게 됐다. 에이비엘바이오가 ABL301의 남은 전임상 연구와 임상 1상 시험을 진행한다. 사노피는 이후 임상 단계부터 상업화까지 책임질 예정이다.
이 대표는 “ABL301은 비임상 단계에서 기술이전했고, 그 밖에 우리가 가진 6종의 항암제 관련 파이프라인은 임상 실험을 준비하거나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이어 “임상 1상까지 직접 진행해 좋은 결과가 나면 더 큰 금액으로 기술이전을 논의해 볼 수 있을 것”이라며 “투자자들이라면 이와 관련된 이슈를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항암제 관련 이중항체 신약 후보물질인 ‘ABL503(PD-L1 및 4-1BB 동시 타깃·미국 임상 1상 진행)’, ‘ABL111(CLDN18.2 및 4-1BB 동시 타깃· 미국 임상 1상 진행)’, ‘ABL101(BCMA 및 4-1BB 동시 타깃· 임상 1상 시험계획 신청 예정)’, ‘ABL105(HER2 및 4-1BB 동시 타깃·임상 1상 시험계획 신청 예정)’, ‘ABL103(B7-H4 및 4-1BB 동시 타깃·임상 1상 시험계획 신청 예정)’ 등을 개발하고 있다.
이 밖에도 그랩바디-I를 통해 설계한 면역항암제 신약 후보물질 ‘ABL501(LAG3 및 PD-L1 동시 타깃·국내 임상 1상 진행)’ 등이 있다.
이 대표는 투자 관련 이슈로 2018년경 초기 개발 물질이었던 표적 항암제 ‘ABL001’의 기술이전 건을 거론했다. 현재 미국 컴패스 테라퓨티스가 ABL001을 가지고 한국과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임상 2상을 준비하고 있으며, 중국 바이오 기업인 엘피사이언스는 이 물질에 대한 중국 내 임상 1/2상을 진행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한독(002390)이 이 물질의 임상 2상을 벌이고 있다.
이 대표는 “설립 초기에 개발해 수십억 달러를 받고 여러 회사로 기술이전한 ABL001의 임상이 전 세계에서 진행되고 있다”며 “향후 좋은 결과가 나올 경우 추가로 마일스톤을 획득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중항체 신약 개발 플랫폼과 관련 신약 후보물질을 끊임없이 발굴하고 있다”며 “사노피와의 계약을 발판 삼아 빅파마와 기술이전 계약을 맺는 사례를 더 많이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