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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시와 여수세계박람회재단은 그동안 7차례에 걸쳐 민간개발 사업공고를 냈지만 투자자를 찾지 못해 어려움을 겪어 왔다. 그러는 사이 박람회장 등 관련 시설의 노후화 우려까지 커졌다. 여수시장을 지낸 주철현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지난해 4월 “재무능력과 전문성을 갖춘 여수광양항만공사로 사후활용 사업의 시행주체를 바꿔 박람회 성과를 계승하고 시설 활용의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며 개정법안을 대표 발의했다.
여수시는 2012년 세계박람회를 기점으로 연간 1000만 명 넘는 국내외 관광객이 찾는 관광도시로 성장했다. 박람회가 열린 2012년 사상 최대인 1500만 명을 기록한 관광객은 2019년까지 매년 1300만~1500만 명선을 유지해왔다. 올해는 지난 10월까지 전년 동기간 대비 30% 많은 관광객이 찾아 3년 만에 1000만 명 돌파가 확실시되고 있다.
관광객 1000만 시대를 연 여수가 주목하는 시장은 마이스(MICE:기업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회)다. 여수세계박람회 이후 10년간 양적 성장을 이룬 만큼 이제는 고부가가치 관광시장인 마이스를 전략적으로 육성해 질적 성장을 이뤄야 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지역 시민단체들도 “양적 위주 성장으로 오버투어리즘 문제에 직면한 국내외 관광도시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선 규모는 적지만 씀씀이는 큰 마이스 관광객을 전략적으로 늘려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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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간 답보상태에 놓였던 세계박람회장 개발이 민간에서 공공 주도로 바뀌면서 계획뿐이던 국제 규모 전시컨벤션센터 건립도 구체화될 전망이다. 김영록 전남도지사는 지난 2일 조승환 해양수산부장관을 만나 “여수광양항만공사가 추진하는 여수세계박람회장 공공개발에 국제 전시컨벤션션센터 건립을 포함시켜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수세계박람회장에 전시컨벤션센터가 들어서면 행정구역 상 전남 소속 시·군에 생기는 최초의 마이스 전문시설이 된다.
여수시는 마이스산업 육성에 국제 규모의 전시컨벤션센터 건립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현재 세계박람회장 내에 있는 컨벤션센터와 전시홀은 수용인원이 1000명 미만으로 작고 구조상 활용도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마이스 업계에선 교통과 숙박, 관광 등 대도시에 전혀 밀리지 않는 인프라를 갖춘 여수시가 번번이 대형 국제횅사 유치 경쟁에서 밀리는 가장 큰 이유로 국제 규모 컨벤션센터 부재를 꼽는다. 국제 규모 전시컨벤션센터가 1000만 관광도시 여수의 관광·마이스 인프라를 완성하는 ‘화룡점정’이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대형 전시컨벤션센터 건립에 최대 관건인 행사 수요도 충분하다는 게 여수시의 설명이다. 여수는 코로나19 사태 이전 이미 연간 1000건이 넘는 기업행사, 학술대회가 지역에서 열렸다. 대규모 시설을 건립한 뒤 수요를 확보하는 다른 지역과는 상황이 다르다는 것이다. 여수시청 투자박람회과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로 지난 2년간 줄었던 행사가 올 10월까지 1000여 건에 육박하며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며 “연말이면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마이스 전문회사 김응수 프리미엄패스 인터내셔널 대표는 “KTX역이 바로 연결돼 접근성이 좋은 여수세계박람회장은 주변에 관광, 숙박 시설도 이미 갖춰져 있어 컨벤션센터가 들어설 경우 시너지 효과가 클 것”이라며 “바다와 인접한 입지 조건을 활용한 다양한 해양 관련 마이스 행사와 연계 이벤트로 센터 개발의 성공 사례로 평가받는 일본 요코하마시 ‘퍼시피코 요코하마(Pacifico Yokohama)’의 사례를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