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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정치 행사를 통해 본 북한의 정책노선은 핵 무력 강화노선과 정책 고수, 자립경제의 질적 발전 추진, 예측 불가능 시대를 대비한 힘을 통한 평화 담보, 남북관계를 가장 적대적인 국가 대 국가관계로 정립하는 것 등으로 정리할 수 있다. 북한은 8차 당 대회 이후 5년 동안의 성과를 나열하면서 사탕과 총알 모두 만들어 냈다는 자신감을 피력했다.
북한은 핵 무력을 수령체제 유지의 ‘만능의 보검’이라고 생각하고 타협불가의 핵 무력 강화정책을 추진하겠다고 확언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핵 무력 강화에 박차를 가함으로써 전쟁억제력을 확보하고 “힘에 의한 안전보장, 힘을 통한 평화수호를 실현하는 새 시대를 열어 놓았다”고 주장했다. 북한은 “핵보유국 지위를 절대 불퇴로 계속 공고히 다지며 대적투쟁을 공세적으로 벌여나갈 것”이라고 했다. 김 위원장은 적수들의 대결과 평화공존의 선택에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고 하면서 핵보유국의 지위를 인정할 경우 대화에 응할 수 있음을 밝혔다. 북한은 핵 정책을 법화하고 핵보유를 헌법에 규정해 놓았기 때문에 핵 폐기를 요구하는 것은 위헌을 강요하는 것이라며 비핵화 협상에 응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자립경제의 질적 발전과 관련해서는 북한이 전통적으로 추진했던 ‘자력갱생, 자생자활’의 원칙과 노선을 유지할 것임을 선언했다. 김 위원장은 시정연설에서 “경제분야에서 수십 년 만에 처음으로 다년간의 발전계획을 성과적으로 완수”했다고 주장했다. 평양과 지방에 대규모 살림집을 건설한 것, ‘지방발전 20×10정책’을 추진해 수도와 지방의 균형발전을 도모한 것, 인민적 시책들을 늘린 것 등을 예로 들었다. 내부자원을 총동원해 대규모 살림집을 짓고 매년 20개 시군을 현대화하는 사업을 추진해 경제분야에서 성과를 거뒀다고 자평하지만 주민의 경제생활 개선은 이뤄졌다고 보기 어렵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파병으로 러시아로부터 에너지와 식량 등을 지원받아 최악의 경제난은 피했지만 인민생활의 질적 개선은 이루지 못했다. 인민들의 기대수준을 낮춰놓고 석탄, 시멘트 등 내부자원과 인민군대를 동원한 자력갱생노선으로는 당이 표방한 ‘질적 발전단계’를 실현해 ‘인민생활을 실제적으로 개선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석탄을 공업의 식량이며 자립경제발전의 동력이다”, “알곡생산목표를 반드시 달성해 인민생활의 초미의 과제인 식량문제를 원만히 해결해야 한다”, “인민들의 식생활을 흰 쌀밥과 밀가루 음식 위주로 전환하는 데서 확실한 진보를 가져와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인민들의 기대수준을 낮추는 발언을 나열했다.
핵보유를 제외한다면 북한은 산업화 초기의 개발도상국이다. 북한지도부는 석탄으로 전기를 생산해 에너지를 공급하고 시멘트로 대규모 건축물을 만들어 인민에게 시혜를 베풀고 쌀독만 채워 놓으면 수령체제 유지·계승에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이런 북한에 남쪽의 ‘한류’ 유입은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북한은 9차 당 대회에서 수령체제 유지를 위해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이 ‘문화 유입’이라는 점을 솔직하게 인정했다. 북한이 수령체제 유지를 위해 적대적 두 국가정책을 들고나왔다고 한다면 수령체제에 위협을 가하지 않는 평화공존정책을 추진하면서 북한의 태도변화를 기다려야 할 것이다. 북한도 우리의 안전에 위협을 가하지 않아야 평화공존정책이 유지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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