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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개인들 “비트코인=디지털금 또는 인플레 헤지수단, 납득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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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훈 기자I 2026.08.30 10: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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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정책연구소(BPI) 미국인 1516명 대상 ‘비트코인 메시지’ 설문조사
‘효과적 투자설득 메시지’엔 “투자 자기결정권” 최고, “디지털 금”이 최하위
‘신뢰하는 정보제공자’엔 재무상담사가 1위, 크립토 셀럽·인플루언서 최하위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미국 개인들이 가상자산업계가 그동안 주로 홍보해 온 “비트코인이 디지털 금”이라거나 “비트코인은 인플레이션 헤지수단”이라는 메시지에 대해 가장 설득력이 떨어지는 설명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투자 결정권을 자신이 가질 수 있고, 소액으로도 투자가 가능하다는 점을 가장 설득력 높은 것으로 평가했다. 비트코인 투자 확산을 위해 업계가 초점을 맞출 홍보 포인트가 달라져야할 것으로 보인다.

美개인들 “비트코인=디지털금 또는 인플레 헤지수단, 납득 안돼”
비트코인정책연구소(BPI)가 여론조사업체 시그널(Cygnal), 교육 비영리단체 네이버후드 비트코인(Neighborhood Bitcoin)과 함께 진행해 29일(현지시간) 공개한 새로운 설문조사에 따르면 미국인들이 비트코인 투자에 대해 더 높은 관심을 가지고 있지만, 업계가 홍보하고 있는 투자 포인트는 그다지 효과적으로 투자자들을 설득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설문조사는 미국인 1516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우선 오하이오와 테네시주에서 총 8차례에 걸쳐 대면 포커스그룹 인터뷰를 진행하고, 별도로 미국 전역에 있는 개인 1000명을 대상으로 메시지 효과 검증 테스트를 동시에 실시했다.

연구진은 전체 응답자의 52%를 비트코인에 대해 생각을 바꿀 가능성이 있는 ‘설득 가능한 중간층(persuadable middle)’으로 분류했다. 이들은 ‘관심은 있지만 결정을 내리지 못한 사람들(cur­ious fence-sitters)’ 32%와 ‘재정적 스트레스로 관심에서 멀어진 사람들(financially stressed disengaged)’ 20%로 구성됐다.

조사 결과는 비트코인을 홍보할 때 흔히 사용되는 일부 메시지들이 이들 중간층을 설득하는 데 적합하지 않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 예를 들어 ‘디지털 금’이라는 표현은 포커스그룹 참가자들을 오히려 혼란스럽게 했고, 전국 단위 메시지 테스트에서도 최하위권의 평가를 받았다.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이라는 표현도 그 다음으로 낮은 평가를 받았다.

반면 개인들이 가장 강한 반응을 보인 메시지는 ‘자신의 투자자금에 대한 직접적인 자기 통제권’이나 ‘과거에 입증된 투자 성과’, ‘안전성’, ‘투자 접근의 편의성’ 순이었다. 특히 투자의 자기 통제권에 대해 투자자들은 ‘비트코인을 사기 위해 모든 자금을 투자할 필요가 없다’는 점을 효과적으로 꼽았다. ‘처음에는 단 10달러만 투자해도 되고, 투자 규모는 스스로 결정하면 된다’는 식의 표현이었다.

또 다른 메시지는 비트코인의 과거 4년간 수익률을 강조했다. 피델리티나 찰스슈왑과 같이 소비자들에게 익숙한 금융회사를 통해 비트코인에 투자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 메시지들은 보안과 복잡성에 대한 우려를 낮추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 같은 차이는 중요하다. 이번 연구는 비트코인의 채택을 가로막는 문제가 이제 인지도 부족보다는 ‘어떻게 설명하느냐’의 문제일 가능성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실제 응답자들이 효과있다고 평가한 메시지들을 보여주고 난 뒤 비트코인을 보유하는 데 “전혀 관심이 없다”고 답한 비율은 기존 39%에서 32%로 낮아졌다. 반면 비트코인을 보유하는 데 “매우 관심이 있다”거나 “극도로 관심이 있다”고 답한 비율은 19%에서 24%로 상승했다. 연구진은 이를 비트코인에 대한 관심도가 순(純)기준으로 약 12%포인트 개선된 것으로 평가했다.

또 하나 눈에 띄는 결과는 누가 비트코인의 장점을 설명해야 가장 효과적인가에 관한 것이었다. 가상자산에 대한 관심이 유명인이나 인플루언서의 추천에 의해 움직일 것이라는 일반적인 생각과 달리, 유명인과 인플루언서는 신뢰도가 가장 낮은 전달자 그룹에 속했다.

응답자들은 개인 재무상담사를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정보 제공자로 꼽았다. 전체의 33%가 재무상담사를 선택했으며, 은퇴설계 전문가가 25%로 뒤를 이었다. 이미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는 믿을 만한 친구나 가족을 선택한 응답자도 23%에 달했다.

이 같은 결과는 가상자산 거래소나 가상자산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운용사들에도 시사점을 제공한다. 고객들에게 거대한 통화 철학이나 금융 시스템의 변화를 받아들이도록 요구하기보다는 익숙한 투자 인터페이스, 소액 투자, 단계적인 투자 확대를 강조하는 편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는 것이다. 재무상담사들에게도 비트코인을 ‘전부를 걸 것인가, 아예 투자하지 않을 것인가’라는 식의 양자택일형 투자 대상으로 보기보다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여러 선택지 가운데 하나로 논의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정책 옹호자들의 경우에도 비트코인이 기존 금융 시스템을 뒤엎을 것이라는 주장보다는 소비자의 선택권과 개인의 자금 통제권을 강조하는 메시지가 훨씬 넓은 대중에게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물론 이번 연구가 이러한 메시지들이 실제 비트코인 매수로 이어진다는 사실까지 입증한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비트코인에 대해 아직 생각을 바꿀 가능성이 있는 미국인들을 설득하려면 “비트코인이 왜 세상을 바꿀 것인가”를 설명하는 것보다 “비트코인을 어떻게 소액으로 보유할 수 있는가”를 알려주는 편이 더 효과적일 수 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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