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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사는 지난 2020년 가장 임차인 명의의 위조 전세계약서로 전세보증금 담보대출을 받는 대출금 사기 일당에 1억원을 빌려줘 대출금 상당의 피해를 봤다. A사는 이 과정에서 가장 임차인을 실제로 대면하지 않고 쌍방대리인 행세하는 사기 일당의 말만 믿고 실제 중개행위 없이 전세계약서를 작성해 준 공인중개사 정 씨가 범행을 방조했다며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그러나 1심 재판부는 정씨가 A사에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없다고 봤다. 재판부는 “담보물이 허위인지 여부에 대한 심사책임은 대출을 업으로 해 이익을 얻고 동시에 위험을 부담하는 A사에 있다고 봐야 한다”고 봤다. 이어 “임대차계약의 중개와 관련해 중개인에게 요구되는 주의의무는 통상 임차인을 보호하기 위한 데 목적이 있다”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주의의무가 대출을 업으로 하는 원고를 보호하는 데까지 확장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2심 재판부도 1심 재판부 판단이 정당하다며 A사의 항소를 기각했다.
대법원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2심이 법리를 오해하거나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아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보며 사건을 파기환송했다.
대법원은 “개업 공인중개사는 중개가 완성된 때에만 거래계약서 등을 작성·교부해야 한다”며 중개 없이 계약서를 작성·교부한 경우 제3자가 이를 진실한 것으로 믿고 거래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정씨가 짐작할 수 있다고 봤다. 결국 정씨가 일당의 말만 믿고 별도의 대면 없이 전세계약서를 작성한 행위는 공인중개사법상 주의의무를 위반한 것이라 판단했다.
그러면서 “정씨가 사기 일당의 조직적·계획적 범행에 속아 전세계약서를 작성해 준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이러한 사정만으로 정씨에게 과실이 없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다만 이를 정씨의 손해배상책임 제한 사유로 볼 여지가 있을 뿐”이라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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