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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과 법원이 완벽했다고 말하지 않겠다. 검찰의 과도한 수사권 남용, 정치적 중립성 논란, 법원의 엘리트주의와 국민 법감정과의 괴리. 이런 지적들은 단순한 비난이 아니라 실제 개선이 필요해 보이는 문제들이었다. 문제가 있다면 고쳐야 한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질문이 생긴다. 어떻게 고칠 것인가?
제도 개선에는 두 가지 길이 있다. 하나는 문제점을 찾아 보완하고 절차를 추가하며 감시 장치를 마련하는 ‘점진적 개선’의 길이다. 다른 하나는 제도 자체를 뒤엎고 해체하는 ‘급진적 파괴’의 길이다.
우리는 전자의 성공 사례를 잘 알고 있다. 1997년 도입된 구속영장 실질심사 제도가 대표적이다. 당시 영장 발부가 형식적 서류심사에 그친다는 비판이 있었다. 해결책은 영장제도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 판사가 피의자를 직접 심문하는 절차를 추가하는 것이었다. 이 제도는 인권 보호의 핵심 장치로 자리 잡았다.
이것이 진짜 개혁이다. 제도의 뼈대는 유지하면서 문제되는 부분을 손보고 부족한 절차는 보완하고 새로운 장치는 추가한다. 마치 오래된 집을 수리하듯 무너진 벽은 보강하고 낡은 배관은 교체하지만 집 자체를 헐어버리지는 않는다.
그런데 지금 정부·여당이 추진하는 검찰개혁은 어떤가?
검찰청을 아예 폐지한다. 수사와 기소를 분리해 각각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과 공소청이라는 새 기관을 만든다. 80년 가까이 이어진 제도를 단숨에 해체하겠다는 것이 현재 정부·여당의 계획이다.
검찰의 수사권이 과도하다면 축소하고 정치적 중립성이 의심된다면 감시 장치를 강화하고 인사시스템에 허점이 있다면 그것을 보완해야 한다. 그런데 지금의 방식은 문제 있는 부분을 수리하는 것이 아니라 건물 전체를 폭파하는 것에 가깝다.
사법개혁도 비슷한 양상이다. 대법관을 대폭 증원하고 법원 판결에 대해서도 헌법소원을 허용하겠다는 내용인데 사실상 사법 체계 전체를 뒤흔드는 것이다. 게다가 대법원장을 희화화하고 사퇴·탄핵 압박을 가하고 있다.
앞서 말한 그 부모를 다시 떠올려보자. 아이의 행동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책상을 부수고 책을 찢는 행위는 정당화될 수 없다. 이는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 아니라 문제를 더 키우는 폭력이기 때문이다.
지금 검찰과 사법부에 대해 일어나는 일이 바로 그렇다. 개혁이라는 이름으로, 제도 전체를 뒤엎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제도적 학대’라 부를만하다.
개혁의 명분이 있다고 해서 그 방법이 아무렇게나 되어선 안 된다. 지금 필요한 것은 제도의 파괴가 아니라 인내심을 가지고 하나하나 개선해나가는 진짜 개혁이다. 그것만이 우리 사회의 사법시스템을 진정으로 나아지게 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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