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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체 기술 고집 않고 대신 구글 플랫폼 활용
Q보이스는 2010년경 개발한 뒤 2012년 스마트폰에 처음 선보였고, 2014년 중반까지 에어컨 등 가전에도 적용하며 영역을 확장해왔으나, 지금은 쓰지 않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Q보이스라는 명칭은 사용하지 않지만, 관련 기술과 기능은 스마트폰이나 가전 등에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대신 LG전자가 선택한 방안은 구글과의 협력 강화다. LG전자는 지난 2013년에 구글의 스마트TV 운영체제(OS)를 가장 먼저 적용하는 등 구글과 오래도록 돈독한 협력관계를 이어왔다. 구글의 안드로이드 OS 표준(레퍼런스) 스마트폰 생산을 여러 차례 맡기도 했다. 이런 깊은 관계를 바탕으로 LG전자는 자체 개발에만 매이지 않고 구글이 내놓은 구글 어시스턴트와의 시너지 극대화로 방향을 선회했다.
올해 상반기 내놓은 전략(플래그십) 스마트폰 G6 광고에서는 자사 주요 제품임에도 구글 어시스턴트를 사용하는 어린 아이의 모습을 내세우며 그 방향성을 보여줬다. 이달 출시한 하반기 전략 스마트폰 V30에서는 구글 어시스턴트의 한국어 서비스를 처음으로 제공하며 역시 안정적인 협력관계를 입증했다.
이 밖에 ‘초(超) 프리미엄’을 표방하는 최고급형 가전 ‘LG 시그니처’ 제품군을 비롯한 수 십종의 가전제품에서 구글 어시스턴트 연동 기능을 제공한다.
◇R&D 조직 정비..“스마트홈 연계로 가치 창출”
하지만 LG전자가 자체적인 AI 연구·개발(R&D)을 완전히 멈춘 것은 아니다. 로봇청소기, 시스템에어컨 등에는 적외선 센서나 카메라 센서 등 각종 센서를 활용한 AI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스마트TV의 경우 리모콘에 마이크를 달아 음성으로 제어할 수 있는 기능도 제공하는데, 이 부분에서 과거 Q보이스 기능이 적용됐다.
R&D 조직도 정비했다. 지난 6월 CTO(최고기술책임자) 직속으로 ‘인공지능연구소’와 ‘로봇 선행연구소’를 신설했다. 그 동안 음성인식, 영상인식, 센서인식 등을 연구해 온 ‘인텔리전스연구소’를 각각 AI 전담 조직과 로봇 전담 조직으로 분리해 확대 개편한 것이다. 또 삼성과 하만을 거친 박일평 부사장을 소프트웨어센터장으로 영입하는 등 인재 영입도 확대하고 있다.
송대현 LG전자 H&A(생활가전)사업부장(사장)은 지난달 초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국제 전자박람회 IFA2017 현장에서 “연결성(Connectivity)을 기반으로 스마트홈이 제공할 수 있는 실질적인 고객 가치 창출에 힘쓸 것”이라며 “이를 위해 지속적인 기술 축적과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AI 가전, 사물인터넷(IoT), 로봇 등을 중심으로 스마트홈 생태계를 대폭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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