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에서 직원의 실수로 거액의 비트코인이 이용자들의 계좌로 입금되는 대형 사고가 발생했다. 빗썸은 6일 마케팅을 위한 ‘랜덤박스 이벤트’ 당첨자 249명에게 포인트로 총 62만원을 지급하려다 62만 개의 비트코인을 지급했다. 담당 직원이 단위 ‘원’을 ‘비트코인’으로 잘못 입력한 탓이었다. 당시 비트코인 1개당 시세 9800만원대로 계산하면 모두 60조원이 넘는 규모다. 빗썸은 이런 오지급 사실을 약 20분 뒤에 알아차렸고, 40분 뒤에 거래와 출금 차단 조치를 완료했다. 하지만 일부 이용자들이 입금된 비트코인을 매도해 비트코인 가격이 8100만원대로 17%나 급락했다.
빗썸은 잘못 지급된 비트코인 회수에 나서는 한편 시세가 급락한 시간대에 투매해 손해를 본 이용자들에게 손해액 전액과 10%의 추가 보상금을 지급하기로 하는 등 수습책을 내놓았다. 금융당국도 발 빠르게 움직였다. 금융감독원은 7일 이찬진 원장 주재로 긴급 대응 회의를 열고 현장점검반을 빗썸에 보냈고, 금융위원회도 같은 날 권대영 부위원장 주재로 긴급 점검회의를 열고 대책을 논의했다. 이에 따라 시장은 정상을 되찾고 있지만, 코인을 비롯한 가상자산 시장 전체가 큰 상흔을 입었다. 시장의 근간인 신뢰성이 크게 흔들리게 됐기 때문이다.
이번 사태로 가장 크게 부각된 문제점은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비트코인이 지급되고 거래까지 된 데 있다. 빗썸이 자체 보유하거나 이용자의 위탁을 받아 보관 중인 비트코인은 지난해 9월 말 현재 약 7조원어치였다. 빗썸이 그 9배에 가까운 비트코인을 지급한 셈이다. 빗썸은 보유도 보관도 하고 있지 않은 비트코인을 뿌려댄 것이고, 그런 유령 비트코인이 시장에서 일부 매도됐다. 이런 시장이라면 누군가가 악의를 갖고 유령 자산을 만들어 얼른 팔아먹고 도주하는 일도 얼마든지 벌어질 수 있다.
코인을 넘어 모든 가상자산의 시장과 관련 인프라 전반에 대한 재점검이 필요하다. 가상자산의 창출과 유통 시스템에 유령 자산이 끼어들 가능성을 철저히 조사해 차단해야 한다. 각각의 거래소에서 비정상 거래가 발생하는 경우 실시간으로 파악되고 신속한 조치가 이루어지도록 내부통제와 전산 시스템을 보완하는 일도 시급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