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탄한 실적을 내온 이 회사는 상장 1년 만에 우리나라 코스피격인 프라임 시장에 이전상장을 마친다. 우리나라로 치면 1년 만에 코넥스에서 코스닥을 건너뛰고 코스피로 승격한 셈이다. 이 회사에 일찍이 베팅한 투자사들은 회사의 초고속 성장세에 함박웃음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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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지난 2022년 4월 상장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해 주식시장을 활성화하겠다는 포부 아래 주식시장을 △프라임 △스탠다드 △그로스 등 세 개 부문으로 재편하고, 상장기업 유지 기준을 강화했다. 프라임 시장에는 시가총액 100억엔 이상의 대기업 등이 올라가는 한편, 스탠다드에는 시가총액 10억엔 이상의 중견기업이, 그로스에는 시가총액 5억엔 이상의 중소 및 벤처기업이 상장하는 식이다. 분류상으로만 보면 우리나라 코스피와 코스닥, 코넥스와 크게 다를 바 없는 셈이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코넥스로 통하는 일본의 그로스 시장이다. 이 시장은 일본 자본시장의 디딤돌 역할을 자처하며 예비 유니콘을 제대로 키워낸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로스 시장은 높은 성장 잠재력을 가진 기업 중 사업실적 관점에서 상대적으로 위험도가 높은 기업도 상장할 수 있다. 우리나라로 따지면 통상 시리즈 A와 B 단계에 해당하는 기업이 그로스 시장에 상장한다.
일본의 그로스 시장이 우리나라 코넥스와 특히 다른 점은 그로스가 스탠다드 시장뿐 아니라 프라임 시장으로 퀀텀점프할 수 있는 발판 역할을 한다는 점이다. 우리나라 코넥스에 상장한 기업이 코스닥을 건너뛰고 코스피로 한번에 승격할 수 있는 브릿지 역할을 하는 것이다. 시장에 진입만 하면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이라 봐도 과언이 아니다.
자본시장 관계자들은 국내에도 이러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국내 투자사 한 대표는 “코넥스는 유동성 측면에서 매력적인 시장이 되지 못하지만, 그 어느 국가보다도 코넥스의 역할이 절실한 곳이 한국이다”라며 “창업가 수도 많고, 기술력이 뛰어난 스타트업이 많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일본 스타트업들은 유동성이 뒷받침되는 그로스 시장에 빠르게 상장해 몸집을 키워간다”며 “현지 투자사들도 이에 주판알을 튕기지 않고 활발히 투자하고 있는데, 우리도 이를 벤치마킹하면 스타트업 생태계가 보다 활성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