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 e사람]'쥐라드' 와인 바이어가 추천하는 "이럴 땐 이런 와인!"

함지현 기자I 2018.06.07 07:00:00

입문기 칠레·미국·호주산(産)…''스월링'' 反시계 방향
탄닌 강한 와인과 생선회 조합은 피해야
받을 때 잔 들지 않는 게 ''매너''

생떼밀리옹(Saint-Emilion) 기사 작위 ‘쥐라드’(Jurade)’를 받은 명용진 이마트 와인 바이어. (사진=이마트)
[이데일리 함지현 기자] 와인은 흔히 ‘어려운 술’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워낙 종류도 많은 데다 저마다의 스토리도 각양각색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부담없이 천천히 친밀감을 높여나가면 와인에 대한 부담감을 줄여갈 수 있다.

지난달 말 프랑스 3대 와인 기사 작위 ‘쥐라드’(Jurade)를 받은 명용진 이마트 와인 바이어에게 초보자라도 와인을 즐길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들어봤다.

◇입문기엔 칠레·미국·호주산(産)…‘스월링’은 反시계 방향으로

먼저 초보자의 경우 실패 없이 와인을 고르는 가장 좋은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바로 잘 알려진 브랜드를 선택하는 것이다. 그는 “저렴한 와인에서는 ‘옐로우 테일’이나 ‘디아블로’, 중간 가격대에서는 ‘1865’나 ‘요리오’ 등을 고른다면 어디서든 실망시키지 않는다”고 조언했다.

초보자라면 우선 칠레·미국·호주 등의 와인을 먼저 마셔보는 방법을 권한다. 단순하고 강한 맛으로 와인 입문하기에 좋기 때문이다.

와인에 적힌 라벨을 보는 방법도 알아두면 좋다. 특히 신대륙 와인 라벨은 보기도 편하다. 모든 신대륙 라벨에는 기본적인 품종이 적혀 있고 등급 표시도 돼 있어 조금만 지식이 있다면 대략적인 가격도 유추해 볼 수 있다.

어떤 와인을 맛있게 마셨다면, 영문으로 큼직하게 쓰여 있는 와이너리 이름이나 브랜드명을 기억해 두면 다음에 유용하다.

구대륙 와인 라벨은 신대륙이 익숙해질 때 쯤이면 조금씩 보이기 시작하므로 처음부터 구대륙 와인 라벨을 읽기 위해 굳이 스트레스를 받을 필요는 없다.

어떤 음식과 함께 마시느냐도 중요하다.

많은 사람들이 알다시피 기본적으로 레드 와인은 고기와 잘 어울리고, 화이트 와인은 생선과 잘 어울린다고 보면 크게 틀리지 않는다.

대부분의 음식은 어떤 와인과도 매칭이 잘되는 편이지만 ‘까베르네 쏘비뇽’과 같이 탄닌이 강한 와인과 생선회를 같이 먹는다면, 입안에서 쇠맛과 같은 철분 맛을 느끼게 되니 이 정도만 주의하면 어려울 것은 없다.

생선회와 고기가 함께 있는 파티에 초대를 받았다면 ‘피노누아’를 선택하면 무난하다.

와인과 적당한 요리가 준비됐다면 즐기면 된다. 마시고 싶은대로 마시면 되지만 와인 매너를 알고 마시는 것과 모르는 것은 큰 차이가 있으니 기본적인 매너는 알아두면 좋다.

우선 와인을 받을 때는 소주를 받을 때처럼 잔을 들지 않는다.

와인잔은 길쭉해 받는 사람이 잔을 들게 되면 따라주는 사람은 무거운 와인병을 더 높게 들어야 한다. 혹시 상사나 어려운 분께서 따라주는 자리라면 한 손 또는 양손을 공손히 와인잔 베이스 부분에 살포시 올려두는 것만으로 충분하다.

와인을 받고 나서는 와인을 돌리는 방향도 신경써야 한다. 이를 ‘스월링’(Swirling)이라고 하는데, 꼭 반(反)시계 방향으로 돌려야 한다.

사전적 의미로 ‘소용돌이, 소용돌이치는 모양’의 뜻인 스월링은 와인을 공기와 섞어 향을 발산시키기 위해 잔을 둥글게 돌려주는 행동을 말한다. 스월링을 하게 되면 와인이 공기와 접촉하면서 와인 속에 잠자고 있던 방향성 물질이 산소와 결합하게 되는데 이때 와인 특유의 향이 발산된다. 공기와 접촉해서 올라오는 이러한 와인 향을 ‘부케’(Bouquet)라고 한다.

잔을 바깥 쪽으로 돌리다보면 자칫 와인이 튀어 누군가의 셔츠나 블라우스에 치명적인 손상을 줄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와인 바이어가 추천하는 상황별 ‘제격’ 제품은

-연인과 좋은 시간을 보낼 때

가볍게 마실수 있는 뉴질랜드 피노누아. 너무 무겁지도 그렇다고 가볍지도 않으면서 적당한 산미가 있어 어떤 음식과도 잘 어울린다. 가격도 2만~3만원대로 큰 부담없어.

생클레어 피노누아·펄리셔 피노누아·펜카로우 피노누아

왼쪽부터 생클레어 피노누아·펄리셔 피노누아·펜카로우 피노누아.
-귀한 손님을 대접할 때

맛도 중요하지만 스토리가 있는 와인을 준비하면 더욱 친밀감 있고 부드러운 분위기로 대화를 유도할 수 있다.

까르민데 페우모(와인 스펙테이터 선정 전세계 최고의 까르미네르 와인)·샤또 몽페라(만화 ‘신의 물방울’에서 퀸의 선율이 느껴진다고 표현)·이기갈 지공다스(유명 와인 평론가인 로버트파커에게 100점을 가장 많이 받은 와이너리 이기갈의 중저가 프리미엄 와인)

왼쪽부터 까르민데 페우모, 샤또 몽페라, 이기갈 지공다스.
-선물용으로 준비할 때

마트 가격 5만원 이상의 프리미엄 와인은 대체로 맛있는 와인이라 선물하기에 무난. 하지만 가격 부담이 되는 게 사실이라 프리미엄이라고 여겨지는 등급이나 지역이 표시된 와인을 고르면 합리적 가격에 마음을 선물할 수 있는 와인을 고를 수 있다.

라벨에 NAPA(미국 지역)·gran reserva (칠레 등급)·champagne(프랑스상파뉴 지역)·루이마티니 나파 까버네쇼비뇽(나파)·도츠 브뤼(샴페인)·카르멘 그란 리제르바 (칠레) 등이 적혀 있는 와인 추천.

루이스엠마티니나파카버네소비뇽(왼쪽), 도츠 브륏 클래식.
-가볍게 와인을 즐기고 싶을 때

산뜻한 느낌의 와인이 좋다.

코노 쇼비뇽블랑·트림바크 리슬링·브라운 브라더스 지비뽀.

코노 쇼비뇽블랑(왼쪽)과 브라운 브라더스 지비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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