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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공원 돌고래 '금등' '대포', 20년 만에 고향 제주바다로

최훈길 기자I 2017.04.21 06:00:00

박원순 서울시장, 방류 결정
내달 제주로 이송, 7월 방류
"돌고래쇼 중단, 희귀종 보호"
해수부 "방류 지원, 적응 확인"

7월 중순께 고향인 제주 연안에 방류되는 남방큰돌고래 금등(왼쪽)과 대포. (사진=해양수산부 제공)
[세종=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서울대공원 동물원 해양관에 있는 돌고래 두 마리가 20년 만에 고향인 제주 바다로 돌아간다.

21일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박원순 서울시장은 해수부, 해양환경관리공단, 서울대공원 측과 최근 협의 결과 남방큰돌고래 수컷 두 마리를 오는 7월 중순께 제주 바다로 돌려보내기로 했다. 두 돌고래가 고향으로 돌아가는 건 1997~1998년 불법포획된 이후 약 20년 만이다. 보호대상해양생물로 지정된 남방큰돌고래는 제주 연안에만 서식하는 희귀종이다.

앞서 1997~1998년 당시 두 돌고래는 제주 한경면 금등리와 서귀포 중문 대포리에서 어업용 그물에 각각 걸려 불법포획됐다. 포획된 곳의 이름을 따 각각 금등, 대포로 이름이 지어졌다. 포획된 두 돌고래는 제주지역 돌고래 전시·공연업체로 넘겨졌다. 이후 금등(당시 7~8세), 대포(당시 8~9세)는 각각 1999년과 2002년에 서울대공원 해양관으로 옮겨져 사육됐다. 지난달 서울대공원은 서울대공원의 돌고래 소유권을 가진 서울시의 박 시장을 만나 제주 연안으로의 자연방류를 요청했다. 제주 연안에는 남방큰돌고래 100여 마리가 서식 중이다.

이기섭 서울대공원 동물원장은 통화에서 “동물원에서 늙고 병들어 죽는 것보다 젊을 때 고향으로 보내는 게 낫다고 봤다”며 “10여년 간 시민들을 위해 쇼를 해온 돌고래에게 마지막 보답을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남방큰돌고래의 평균 수명은 30~35세다. 현재 금등이는 25~26세, 대포는 23~24세로 추정된다.

해수부와 서울시는 내달 중으로 금등이와 대포를 방류 해역에 설치한 가두리(net-cage)로 옮길 예정이다. 이어 7월 초까지 야생적응 훈련을 하고 태풍 상륙 이전인 7월 중순까지 제주 연안에 방류된다. 이에 따라 서울대공원에선 내달 중순까지만 두 돌고래를 볼 수 있다. 이후에는 서울대공원에 큰돌고래(태지) 한 마리만 남는다.

최종적인 방류 시점은 민·관 합동 방류위원회가 결정할 예정이다. 이 방류위원회는 해수부가 수의사, 연구진, 동물 보호단체 대표 등으로 구성해 운영하는 해양동물보호위원회를 확대 편성한 것이다. 방류위원회는 사육시설에서 가두리까지의 이송과정, 가두리에서의 적응과정 등 방류 전 과정을 검토하게 된다. 적응 훈련에 실패할 경우 방류 결정이 취소될 수도 있다.

해수부와 서울시는 적응 훈련이 성공하도록 공을 쏟을 예정이다. 양측은 해수부 산하기관인 해양환경관리공단, 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센터와 해양동물 전문 구조·치료 관련 기관 8곳, 동물보호단체, 지역어촌계 등과 협력하기로 했다. 안정적인 협력이 지속할수록 과거처럼 성공 가능성도 높아질 전망이다. 국립수산과학원의 ‘남방큰돌고래의 서식 환경 조사 및 개체식별조사’에 따르면 2013년(제돌이), 2015년(태산·복순이)에 방류한 남방큰돌고래 모두 무리 없이 적응했다.

강용석 해수부 해양환경정책관은 “자연 적응 훈련을 철저히 하겠다”며 “방류 이후에도 고래류 조사 등을 통해 적응을 잘하고 있는지 지속적으로 확인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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