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예상보다 온건한 트럼프 관세"…다우 1.2%↑

김상윤 기자I 2025.01.22 06:07:26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처음 열린 뉴욕증시가 상승세로 마감했다. 투자자들은 관세전쟁 관련 발언을 비롯해 첫날 서명한 행정명령 수준이 당초 우려보다 부드러워졌다고 평가하는 분위기다. 다만 중국에 대한 관세 불확실성이 남아 있는데다 4월1일까지 무역적자 조사가 이뤄진 이후 구체적인 관세정책이 나올 것으로 예상돼 안심하긴 이르다는 평가다.

21일(현지시간) 기준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1.24% 오른 4만4025.81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벤치마크인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0.88% 오른 6049.24를,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지수는 0.64% 상승한 1만9756.78을 기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밤 백악관 집무실에서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기자들과 만나 내달1일 멕시코와 캐나다의 국경 정책을 이유로 25%의 관세를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모든 무역 파트너국에 일괄적으로 10~20%의 보편적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 역시 여전히 테이블 위에 남아 있다고 언급했다.

다만 첫날 즉각 관세부과를 결정할 것이라는 우려와 달리 그는 점진적으로 관세를 부과할 것을 시사하면서 시장은 약간의 안도를 보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4월1일까지 상무부, 재무부, 무역대표부(USTR)에 무역적자 원인 조사 및 해결책 방안을 마련하도록 지시했는데, 구체적인 조치는 순차적으로 발표될 전망이다.

아울러 중국에 대한 구체적인 관세 계획은 이날 발표하지 않고 모호한 태도를 취했다. 대신 중국이 자신의 첫 임기 동안 체결한 협정을 준수했는지 조사할 것을 지시하기만 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협상의 가능성을 내비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골드만 삭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알렉스 필립스는 고객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식 날 관세에 대한 정책 발표는 예상보다 온건했다”며 “현재로서는 예상했던 것보다 우선순위가 낮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올해 모든 수입품에 대해 보편적 관세를 부과할 확률이 낮아지고, 이는 광범위한 정책이 인플레이션을 재점화할 것이라고 우려했던 시장에 자신감을 줄 수 있다는 얘기다.

투자정보업체 울프 리서치는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구체적인 관세 조치를 언급하지는 않았다면서도 대신 관련 부처에 통상정책 재검토를 지시하는 각서에 서명한 점을 주목했다. 울프 리서치는 신규 관세 부과에 앞서 상당 수준의 협상이 있을 수 있다고 내다보면서 관세정책 수립과 이행이 당초 시장 예상보다 지연될 수 있음이 확인됐다고 평가했다.

바클레이의 마이클 맥린 애널리스트는 4월 1일 시한이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지명자와, 집권 1기 대(對)중국 고율 관세 부과 작업을 이끈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 지명자가 상원 인준을 받는 데 필요한 시간을 확보해준다고 진단했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정책을 변경하기에 앞서 이들 직책이 먼저 채워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신규 정책 발표는 4월 1일 보고서 이후, 관세 발효는 그로부터 30∼60일 후에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내다봤다.

이런 상황에서 시장은 통상문제를 제외하고 트럼프 대통령의 규제완화 등 친기업 행보에 주목하고 있다. 트럼프는 화석연료 생산을 늘리기 위해 국가 에너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각종 규제 완화책을 꺼내들 예정이다.

기술주들은 혼조세를 보였다. 매그니피센트7에서는 엔비디아(2.27%), 알파벳(1.05%), 아마존(2.11%), 메타(0.6%) 등은 상승 마감했다. 엔비디아는 이날 장 마감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인공지능(AI)에 대한 새로운 투자 계획을 발표할 것이라는 보도에 상승폭을 키웠다. 챗GPT 개발사 오픈AI와 일본 소프트뱅크, 미 소프트웨어 기업 오라클이 수천억 달러 규모의 합작회사 설립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들 3개 기업은 스타게이트라는 합작회사 설립을 계획하고 있고, 초기에 1000억 달러를 투자를 한뒤, 향후 4년간 최대 5000억달러까지 투자를 늘릴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애플(-3.19%), 마이크로소프트(-0.12%), 테슬라(-0.57)% 등은 하락 마감했다. 테슬라는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보조금 폐지 등 전기차 우대 정책을 폐기한 게 부담이 됐다. 다른 전기차 업체인 리비안과 루시드 주가도 각각 6.47%, 6.84% 하락했다. 테슬라의 경우 올해 반값 전기차가 나올 경우 다른 전기차업체보다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는 전망에 하락폭이 적었다.

애플은 월가에서 잇단 목표주가 하향 조정이 잇따른 게 영향을 주고 있다. 인공지능(AI)이 기대했던 성장을 이끌지 못하면서 아이폰 판매 부진에 대한 투자자 우려가 커졌다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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