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외국인 순매수, 유럽계 자금 비중↑…밸류업 후속조치 관건”

원다연 기자I 2024.03.08 07:47:14
[이데일리 원다연 기자] 최근 4개월 국내 주식시장의 외국인 순매수 규모가 19조3000억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유럽계 자금의 비중이 컸다.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추가 정책이 시장 기대를 충족한다면 유럽계 자금의 추가 유입도 기대할 수 있단 전망이다.

7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와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염동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8일 보고서를 통해 “최근 외국인의 매수세가 가파르다”며 “작년 11월부터 2월까지 외국인은 약 19조3000억원을 순매수했는데, 이는 2022년 7월부터 2023년 6월까지 순매수한 18조7000억원보다 많은 수치”라고 밝혔다.

염 연구원은 “최근 외국계 자금 순매수의 특징은 영국계 자금이 강하게 순매수를 하고 있다는 점”이라며 “2022~2023년 외국인 순매수는 미국계 주도의 순매수와 대조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1월 외국인 거래대금을 국적별로 살펴보면, 영국 비중이 47.4%로 1위, 영국령 케이맨 제도의 비중이 13.1%로 2위를 차지한다”고 덧붙였다.

염 연구원은 “영국계를 포함한 유럽계 자금은 2011년 이후 남유럽 재정위기와 그렉시트, 브렉시트 등의 이슈를 겪으며 국내 주식 비중을 줄여왔다”며 “한국 투자 비중이 낮은 국가들이라는 점에서, 추가적인 매수 여력을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최근 외국인 순매수가 성장주에 집중돼 있단 점도 추가 자금 유입을 기대하게 한다고 밝혔다. 염 연구원은 “2022~2023년 외국인 순매수 업종이 성장주에 몰려 있었다면, 최근 4개월간의 외국인 순매수는 가치주를 좀 더 우위에 두고 있다”며 “이는 한국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감이 외국인 자금에도 영향을 주었기 때문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특히 지난해 일본 증시의 강세를 목격한 외국인은, 한국에서 유사한 상황을 기대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염 연구원은 “결국 유럽계 자금을 이끈 힘은,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감”이라며 “지난달 정부가 공개한 밸류업 프로그램은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추가적인 정책 공개에서 기대에 맞는 정책이 나온다면, 한국 비중을 줄여왔던 유럽계 자금의 추가 유입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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