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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위조지폐 동판을 빼돌리려던 차기성(故 김주혁)에 대응해 성공적인(?) 공조 수사를 벌인 북한 형사 림철령(현빈)과 남한 형사 강진태(유해진). 이번엔 한국으로 숨어들어온 국제 마약 조직의 리더 장명준(진선규) 검거를 위해 다시 뭉쳤습니다.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와 추석 연휴에 맞물려 개봉한 ‘공조2: 인터내셔날’은 명절 영화라는 역할에 충실한 액션·코미디 영화입니다. 781만명을 동원한 ‘공조’ 1편에 이어 698만명이 관람하며 흥행에 성공했습니다.
◇현빈-유해진-다니엘헤니 삼각 구도로 확장
공조2는 가족 관객들이 극장을 찾는 명절 연휴를 겨냥해 지난해 9월 개봉했습니다. 깊게 고민할 필요 없고 무거운 주제를 다루지도 않아 가족들이 편하게 볼 수 있는 영화를 만들자는 취지에 적합하죠.
연출은 1편을 맡았던 김성훈 감독이 아닌 이석훈 감독이 맡았습니다. 1000만 관객을 돌파한 ‘해적: 바다로 간 산적’을 비롯해 ‘방과 후 옥상’ ‘두 얼굴의 여친’ ‘댄싱퀸’ 등 코미디 영화에 일가견이 있는 감독입니다.
공조2는 속편의 공식을 충실히 따른 편입니다. 북한에서 온 철령과 남한의 진태가 공동의 적에 맞선다는 1편의 내용을 기반으로 하면서 미국 FBI의 잭(다니엘 헤니)이 합류해 삼각 구도를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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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칫 지루할 수 있는 플롯을 풍성하게 하자는 것이죠. 1편에서 존재감이 적었던 박민영(윤아)의 비중도 커졌습니다. 피도 눈물도 없는 악랄한 연기를 보여줬던 故 김주혁의 뒤를 이어 공조2의 악역은 ‘범죄도시’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줬던 진선규가 맡았습니다.
다만 관람객 평점은 1편(8.83점)보다 다소 낮은 7.95점에 그치고 있어 ‘전편만한 속편 없다’를 다시 증명하기도 했습니다. 인물은 늘고 개그 요소가 많아지긴 했지만 영화 자체가 기본 전개를 반복하면서 식상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기도 했습니다.
조심스럽게 예상하자면 1편이 남북 공조, 2편은 한미 공조가 국내에서 이뤄졌으니 3편은 해외에서 각국 요원들이 펼치는 액션 활극이 벌어지지 않을까 하네요.
한편 명절 영화라는 명칭도 요즘 들어 희미해지고 있습니다. 넷플릭스 같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통해 언제든 영화를 즐길 수 있는 환경이 갖춰져 ‘명절맞이’ 극장 나들이가 줄어든 영향 때문이겠죠. 실제 이번 설 연휴에는 상대적으로 관객층이 적은 ‘더 퍼스트 슬램덩크’가 흥행하기도 했습니다.
◇5000만원 한도 실비 보장, 조폭도 가입했을까
공조2 흥미 요소 중 하나는 북한 형사 철령의 화려한 액션입니다. 국내 숨어있는 마약 조직을 잡으러 가는 장면에서 “다칠까봐 걱정되냐”고 묻는 철령에게 진태는 “저 XX들 다칠까봐 걱정된다”고 답합니다. 철령의 무술 실력을 알고 있기 때문이죠.
철령은 1편에서 물에 적신 두루마리 휴지를 종이컵에 담아 칼을 든 범인들을 때려눕힙니다. 이번에는 파리채에 짬뽕 국물을 묻혀 범죄자들을 제압하는 다소 황당한 씬이 나오기도 하지만 전편의 오마주라고 애교스럽게 봐도 될 듯 합니다.
먀약 조직의 중간 보스가 “딸랑 둘이 온겨?”라며 가소로운 듯 묻자 진태는 말합니다. “형이 걱정돼서 그러는데, 너네 실비보험은 들어놨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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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비보험으로도 불리는 실손의료보험은 보험자가 질병·상해로 의료기관에 입원·통원으로 치료 받거나 처방전을 받을 때 실제 부담한 의료비를 보상하는 보험 상품입니다. 대부분 사람들이 가입하다보니 ‘국민보험’의 이미지도 갖고 있죠.
금액으로 측정 가능한 상해·질병의 실제 의료비를 보상한다는 면에서 금액으로 측정이 힘든 질병·재해에 대해 사고별 정액의 보험금을 주는 정액보험과는 성격이 다릅니다.
실손의료보험은 보장 조건 등이 달라지면서 세대가 바뀌는 데 최근 나오고 있는 상품은 4세대입니다. 4세대 기본형의 경우 입원은 통원 합산 5000만원 한도에서 급여 보장대상의료비 중 공제금액(20%)을 뺀 금액을 보상합니다.
특별약관으로 비급여 보장대상의료비, 상급병실료 입원비, 도수치료, 주사료, 자기공명영상진단(MRI) 등에 대해 지급하기도 합니다.
공조2에 나오는 마약 조직원들이 얼마나 성실해서 실손의료보험에 가입했을지는 알 수 없지만, 일반 국민이라면 하나쯤은 가입하는 것도 좋겠죠. 금융감독원은 이용량이 많지 않은 1~3세대 실손의료보험 가입자의 경우 보험료가 부담된다면 4세대로 전환하는 것도 고려할 수 있다고 조언합니다.
4세대 실손의료보험은 지난 2021년 7월 출시됐는데 기존 1~3세대처럼 대다수 질병·상해 치료비를 보장받을 수 있지만 본인부담률이 이전보다 높고 일부 보장이 제한되는 비급여 항목도 있습니다. 이를 감안해 전환이나 신규 계약을 생각하면 되겠습니다.
[영화 평점 2.5점, 경제 평점 2점(5점 만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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