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채권자가 채무자의 공유물분할청구소송을 대신하여 제기할 수 있는지
부동산 공유지분권자는 아무리 소수 지분만 갖고 있더라도, 언제든지 전체의 공유부동산에 대해 현물분할 경매분할 등 공유물분할청구소송을 제기하여 자신의 지분만큼 분할 및 분배를 받을 수 있다. 부동산 지분만 갖고 있으면 이를 매매하기 어려워 현금화시키기 어려운데, 위와 같이 공유물분할청구소송을 하면 현금화하기가 용이하므로, 실제로 많이 제기되는 소송이다.
그런데, 돈을 갚을 책임이 있는 채무자가 별다른 재산은 없고, 다만 특정 부동산의 지분을 갖고 있어 공유물분할청구소송을 통해 해당 부동산을 현금화시킬 수 있지만 그러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채무자의 채권자가 이를 대신하여 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지와 관련하여, 과거 판례는 긍정적인 입장이었으나, 최근에는 원칙적으로 허용할 수 없다는 입장으로 변경되었다.
예를들어, A가 B에게 금전채권이 있고, B가 부동산공유자인 경우, A가 B에 대한 금전채권을 피보전권리로 하여 B를 대신하여 공유물분할청구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지에 대해,
최근 법원은 “채권자가 자신의 금전채권을 보전하기 위하여 채무자를 대위하여 부동산에 관한 공유물분할청구권을 행사하는 것은, 책임재산의 보전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어 채권의 현실적 이행을 유효 적절하게 확보하기 위하여 필요하다고 보기 어렵고, 채무자의 자유로운 재산관리행위에 대한 부당한 간섭이 되므로 보전의 필요성을 인정할 수 없다. 또한 특정 분할 방법을 전제하고 있지 않는 공유물분할청구권의 성격 등에 비추어 볼 때 그 대위행사를 허용하면 여러 법적 문제들이 발생한다. 따라서 극히 예외적인 경우가 아니라면 금전채권자는 부동산에 관한 공유물분할청구권을 대위행사할 수 없다고 보아야 한다.”고 하였다(대법원 2020.5.21. 선고 2018다879 전원합의체 판결).
◇ 채권자가 채무자의 유류분반환청구소송을 대신하여 제기할 수 있는지
망인이 증여 또는 유증(유언에 의한 증여)을 한 결과, 상속인이 상속받을 재산이 자기의 유류분에 미치지 못하고 부족이 생긴 때에, 그 해당 상속인은 그 부족한 한도에서 증여 또는 유증을 받았던 자에게 유류분반환청구소송을 할 수 있다. 이때 그 해당 상속인이 망인의 자식(직계비속)이라면, 자신이 원래 받았어야 할 상속분의 1/2을 유류분으로 청구할 수 있고, 통상적으로 유류분반환청구의 소멸시효는 망인 사망시로부터 1년으로 생각하면 된다.
그런데, 돈을 갚을 책임이 있는 채무자가 별다른 재산은 없고 다만 위와 같이 유류분권라서, 유류분반환청구소송을 제기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유류분반환청구소송을 제기하지 않아, 자칫 1년의 소멸시효기간이 경과할 것 같을때에, 채무자의 채권자가 이를 대신하여 소송할 수 있는지에 대해, 판례는 부정적인 입장이다.
관련하여 법원은 “유류분반환청구권은 그 행사 여부가 유류분권리자의 인격적 이익을 위하여 그의 자유로운 의사결정에 전적으로 맡겨진 권리로서 행사상의 일신전속성을 가진다고 보아야 하므로, 유류분권리자에게 그 권리행사의 확정적 의사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가 아니라면 채권자대위권의 목적이 될 수 없다.”고 하였다(대법원 2009다93992 판결).
◇김용일 변호사
△서울대 경영대 △사법연수원 34기 △법무법인 현 파트너 변호사 △법무법인 현 부동산/상속팀 팀장 △대한변호사협회 공식 인증 부동산전문변호사 △대한변호사협회 공식 인증 상속전문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