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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의 CNN' 알자지라, 3년만에 미국 뉴스채널 닫는다

권소현 기자I 2016.01.14 07:54:48
[이데일리 권소현 기자] 아랍 카타르 방송사인 알자지라가 미국 뉴스채널을 3년 만에 닫는다.

알자지라는 13일(현지시간) 미국 뉴스채널인 알자지라 아메리카를 4월 말까지만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2013년 사실에 근거해 깊이 있는 뉴스를 제공하겠다며 미국에서 뉴스채널을 시작한 지 3년 만에 접는 것이다.

알자지라는 미디어 환경을 이유로 들었다. 알 안스테이 알자지라 아메리카 최고경영자(CEO)는 “미국에서 고정 시청자를 확보했고 보도에 있어서 새로운 목소리로 인식되고 있지만 미디어 시장의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문을 닫기로 결론지었다”고 설명했다.

알자지라는 1996년 카타르 국왕이 설립한 방송사로 지난 2001년 미국 ‘9·11 테러’ 당시 오사마 빈 라덴과 알 카에다 지도자들의 인터뷰를 방송하면서 전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렸다. ‘중동의 CNN’으로까지 불린 알자지라는 2013년 엘 고어 전 부통령이 보유하고 있던 커런트 TV를 5억달러에 인수해 미국 보도채널 시장에 진출했다. 알자지라는 미국 법인에 20억달러 이상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알자지라 아메리카는 800명의 기자와 미국 전역에 12개 사무소로 출범했다. 뉴스 속보보다 폭로성 기사에 주력하는 방식으로 차별화를 시도했다. 하지만 유료 시청자수 확대에 실패하면서 상당수 경영진이 회사를 떠났고 설상가상으로 소송까지 당했다. 퇴사한 직원들이 한 경영진에 대해 여성에 대해 적대적이었고 반 이스라엘 발언을 일삼았다며 소송을 제기한 것.

유가 하락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알자지라는 카타르 정부의 지원을 일정부분 받아왔다. 유가가 배럴당 30달러선까지 떨어지면서 카타르는 재정난에 부딪혔고, 알자지라도 본사 차원에서 구조조정에 착수했다.

알자지라 미디어 네트워크는 “미국에서 앞으로 디지털 플랫폼을 확대하는데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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