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MEME ETF란?
첫 메타버스 테마 ETF를 선보였던 라운드힐 인베스트먼트에서 운용하는 MEME ETF는 이달 8일 상장했습니다. ‘Solactive Roundhill Meme Stock Index’ 지수를 추종합니다. 비슷한 성격의 ETF로 ‘VanEck Vectors Social Sentiment’(BUZZ)가 있는데요, 둘 다 SNS에서의 언급을 통해 시장 참여자들의 투자 심리를 가늠한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MEME은 공매도 잔량 상위라는 조건을 추가해 ‘밈 주식’ 25개를 동일가중방식으로 투자하고 있습니다. 마치 연초 ‘밈주 대란’ 당시 게임스톱 외에도 AMC, 베드배스앤비욘드 등 공매도 잔량이 높은 주식들에 개인 투자자 자금이 쏠렸던 것처럼 말이죠.
총보수는 0.69%, 22일(이하 현지시간) 기준 운용자산(AUM)은 290만 달러(34억원) 수준입니다. 같은 날 기준 보유 비중 상위 종목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SNS과 연계된 디지탈 월드 애퀴지션(4.63%), 온라인 스트리밍 업체 로쿠(4.63%), 전자 상거래 업체 콘텍스트로직(4.44%), 스포츠베팅 업체 드래프트킹스(4.40%), 교육 기술 회사 체그(4.38%) 등을 담고 있습니다. 이밖에도 국내 투자자들에게 익숙한 반도체 업체 AMD, 빅데이터 분석 기업 팔란티어, 핀테크 기업 소파이 등도 보유하고 있습니다. 의외로 ‘밈 주식’ 선봉장인 게임스톱은 포함하지 않고 있습니다.
|
◇ 개인 시장 참여, 금리 인상기도 버틸까
MEME이나 BUZZ ETF 등 ‘입소문 ETF’의 등장은 개인 투자자의 영향력 확대에서 출발합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Bloomberg Intelligence)에 따르면 지난해 개인 투자자는 총 주식 거래량 비중이 2010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한 21.3%를 차지했습니다. 개인의 참여가 활발해지면서 레딧, 디스코드, 스톡트윗 같은 플랫폼을 통해 투자 아이디어가 공유되고 있다는 점에서 착안한 것입니다.
라운드힐 측은 “디지털 기술의 발전으로 개인 투자자의 접급성이 높아졌고 비슷한 생각을 가진 참여자들의 소통 능력도 향상됐다”면서 “연초 100만명 수준이었던 레딧 주식 커뮤니티 ‘월스트리트 베츠’ 사용자는 2021년 11월 현재 1100만명을 도달하는 등 기록적인 성장을 보여줬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단기 변동성’입니다. 펀더멘털 보다는 수급에 따라 움직이는 종목이 주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죠. 게다가 시장의 관심은 빠르게 변합니다. 이를 반영하듯 MEME의 기초지수 종목 리밸런싱(재조정) 주기도 2주 간격으로, 회전율이 꽤 높은 편입니다. 매월 리밸런싱이 이뤄지는 BUZZ 보다 자주 사고 판다는 겁니다.
2022년은 주요국의 기준 금리 인상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방준비제도(Fed)는 테이퍼링(매입 자산 축소) 가속화를 언급했습니다. 개인 투자자의 적극적인 활동을 지지해준 풍부한 유동성이 마를 수도 있다는 의미입니다.
윌 허쉬 라운드힐 CEO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시장에 너무 많은 유동성이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것이 사라지고 있다고 말하기도 어렵다”면서 “MEME ETF는 개인 투자자의 전체적인 개념에 대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아직까지 MEME의 성적표가 양호하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지난 8일 상장 이후 지난 23일까지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이 0.52% 오르는 동안 MEME은 -10.41% 하락했습니다. BUZZ 역시 -4.49% 하락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