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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청 역사상 한국인 성직자가 차관보 이상 고위직에 임명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유서 깊고 영향력 있는 부처 장관에 아시아인 성직자가 임명된 것 자체가 파격이라는 분석이다. 이번 성직자성 장관 임명으로 유 대주교는 이변이 없는 한 교계제도의 정점인 추기경에 서임될 것으로 관측이 지배적이다.
일반적으로 교황청 행정기구인 9개 성(省·Congregations) 장관은 추기경 직책으로 분류한다. 현재도 모든 성의 장관을 추기경이 맡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추기경 수도 다시 2명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 4월 정진석 추기경의 선종으로 서울대교구장인 염수정 추기경(78) 한 명만 남은 상태다.
충남 논산 출생인 유 대주교는 1979년 이탈리아 로마 라테라노대 교의신학과를 졸업한 뒤 현지에서 사제 서품을 받았으며 대전가톨릭대 교수·총장을 거쳐 2003년 주교품에 올려졌다. 대전교구장직은 2005년 4월부터 맡았다. 현재는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서기 및 시복시성주교특별위원회 위원장을 겸하고 있다.
유 대주교는 프란치스코 교황과 소통하는 몇 안 되는 한국인 성직자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2014년 8월 당시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이 충남 당진의 솔뫼성지에서 열릴 예정이던 아시아청년대회 참석을 청하는 유 대주교의 초청을 계기로 이뤄졌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지난 4월에도 바티칸에서 교황을 알현해 ‘땀의 순교자’로 불리는 최양업 신부 시복 문제와 한반도 평화 이슈 등을 설명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