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썸 사고 후 ‘코인거래소 지분 규제’ 가속…금주 정부·여당 담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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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훈길 기자I 2026.02.08 10:52:03

금융위·민주당, 디지털자산기본법 정부여당 최종안 금주 협의
합의 불발시 금융위, ‘51%룰-거래소 지분규제’ 정부 입법 추진
“빗썸 사고 이후 지분 사전규제 도입에 금융당국 단호한 입장”
전문가측 “내부통제 시스템 문제, 과도한 지분 사전규제 우려”

[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금융당국이 디지털자산거래소 대주주 지분 규제에 속도를 낸다. 디지털자산거래소 빗썸에서 60조원대 비트코인 오지급 사고가 발생하면서 강력한 제도적 규제가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여당과 이견이 좁혀지지 않으면 정부 단독 입법으로 추진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정부·여당은 이번 주에 거래소 규제안을 디지털자산기본법(2단계 입법) 여당안에 담는 방안을 협의할 예정이어서 여당 최종안이 주목된다.

8일 이데일리 취재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과 금융위원회는 이번 주에 디지털자산기본법 여당안에 대한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금융위는 디지털자산기본법에 △은행 지분 50%+1주를 통한 은행 중심 컨소시엄 구성 △디지털자산거래소 대주주에 대한 15~20% 지분 규제 등을 반영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 위치한 금융위원회. (사진=이데일리DB)
금융위는 빗썸 사고 이후 거래소 지분 규제 도입에 강경한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빗썸은 지난 6일 저녁 랜덤박스 리워드 이벤트를 진행하면서 249명에게 총 62만원을 주려다 62만개(약 60조원 상당) 비트코인을 잘못 지급했다. 빗썸이 보유한 자산을 초과하는 비트코인이 유통되면서 거래소 시스템 부실과 내부통제 문제가 드러났다.

금융당국은 이번 사태를 빗썸만의 문제로 보지 않고 코인거래소 전반의 구조적 리스크로 판단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전 거래소를 대상으로 현장 점검에 착수했고 재발방지 대책 마련에 나섰다. 두나무(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스트리미(고팍스) 등 코인거래소 대주주의 지분 규제도 거래소 전반의 규제 일환이라는 게 금융당국 입장이다.

권대영 부위원장은 지난 7일 긴급 점검회의에서 “이번 사태는 가상자산의 취약성과 리스크가 노출된 사례로 엄중하게 바라보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위는 금융정보분석원(FIU)·금융감독원·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DAXA·닥사)와 긴급대응반을 구성하고 거래소 전반의 가상자산 보유·운영 현황과 내부통제 시스템 점검에 나선 상황이다.

6일 오후 7시30분 이후 매도 물량이 나오면 빗썸 내 비트코인 시세는 다른 거래소 시세(9800만원대)보다 17%가량 낮은 8110만원까지 급락했다. 빗썸은 지난 7일 피해보상 대책 발표를 통해 이번 사고 시간대 매도 거래 중 사고의 영향으로 저가 매도한 고객에게 매도 차액 전액과 10% 추가 보상(110%)을 지급한다고 밝혔다. 해당 시간대 빗썸에 접속한 모든 고객에게 2만원 상당의 보상을 제공하고, 일주일간 전 고객을 대상으로 거래 수수료 0% 혜택을 적용할 예정이다.(사진=빗썸)
특히 금융위는 여당과 코인거래소 대주주 지분 규제 등에서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정부입법안을 따로 발의해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디지털자산태스크포스(TF) 간사인 안도걸 의원은 통화에서 “정부는 은행 51%룰·코인거래소 지분 규제에 별도의 정부입법을 하겠다는 단호한 입장이지만, 가능한 한 정부여당 합의안을 만들어 의원 입법으로 추진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거래소의 내부 거버넌스가 중요하고 민주성, 투명성 확보가 필요하다”며 “시장에서 수용 가능하고 정책당국의 입장도 아우를 수 있는 합의안을 설 연휴 이전에는 마련해보겠다”고 강조했다.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디지털자산거래소 빗썸. (사진=뉴스1)
전문가 사이에서는 철저한 진상규명과 재발방지 대책이 우선돼야 하며, 지분 제한과 같은 사전 규제는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된다.

디지털자산 전문가 최화인 초이스뮤온오프 대표는 “빗썸의 보유량을 크게 웃도는 62만개의 비트코인이 정상 자산처럼 인식돼 지급된 점이 핵심 문제”라고 짚었다. 최 대표는 “장부를 조작해 보유하지 않은 유령 코인이 장부상 존재하거나, 과거에도 유사한 문제가 있었을 가능성까지 함께 거래소 전반을 점검해야 한다”며 “엄중한 후속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민주당 디지털자산TF 자문위원인 강형구 한양대 파이낸스경영학과 교수는 “‘한국에선 플랫폼으로 크게 성공하면 공공 인프라라는 명분으로 정부에 지분을 내줘야 한다’거나 ‘금융으로 유니콘이 되면 금융당국에 의해 경영권이 흔들린다’는 인식은 치명적”이라며 지분 사전 규제에 우려했다. 이어 그는 “삼성증권 사태나 과거 네이키드 공매도(주식 차입 없이 이뤄지는 공매도) 등 실시간으로 사고를 막는 건 쉽지 않다는 사례가 많았던 만큼 빗썸도 비례성의 원칙대로 잘못의 경중에 맞게 사후 제재를 받는 게 온당하다”며 과도한 처벌·규제를 경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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