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김용태 "법원 난동 옹호세력, 당과 함께 갈 수 없다"[파워초선]

김한영 기자I 2025.01.23 06:10:00

[인터뷰] "국민의힘은 전광훈과 색깔 다르다" 강조
"헌재에는 적법절차 요구하고 당 쇄신도 병행해야"
"계엄 해제 절차 쉬워져야…정족수 완화 필요" 주장
"이재명당 된 野, 개혁 못해…與는 李와 차별화를"

[이데일리 김한영 기자] “법치를 부정하거나 판사·법원을 공격한 행위까지 옹호한 사람들하고는 함께 갈 순 없습니다”

[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이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인 김용태 의원은 최근 진행한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윤석열 대통령 구속영장 발부에 반발해서 일어난 서울서부지방법원 폭력 사태를 두고 이같이 비판했다.

김용태 의원은 당내 유일한 90년대생이다. 그는 2021년 국민의힘 청년 최고위원 선거에 당선되며 국민의힘 당내 정치에 본격적으로 입문했다. 22대 총선에서 경기 포천시가평군 지역구에 당선되며 “권력 눈치를 보지 않을 것”이라고 포부를 밝힌 만큼 비대위 내에서도 비상계엄에 따른 당 책임론을 이야기하고 있다.

김 의원은 지난 19일 서부지법 폭력사태를 두고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어떠한 경우에도 법원을 공격하는 행위는 정당화할 수 없다”며 “법에 따라서 정부와 치안당국이 판단을 하도록 절차를 밟아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폭력사태에 따라 국민의힘이 강경 보수층과 선을 그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김 의원은 이를 두고 “이른바 (강경 보수라고 하는)전광훈 목사는 저희 당도 아니고, 색깔도 같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라며 “그 부분은 자연스럽게 평가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對헌재 메시지·당내 개혁 ‘투트랙 전략’ 제안

김 의원은 윤 대통령 구속과 서부지법 사태 등 반복되는 보수진영 위기에 대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그는 헌법재판소를 향해서는 신속한 심리보다 절차적 정당성을 요구하고 당에는 쇄신책을 동시에 추진하는 ‘투트랙’ 전략을 제시했다.

그는 “당 입장에서 탄핵 기각과 인용 등 모든 시나리오를 생각해야 한다”며 “다만 어떤 결정이든지 가장 중요한 것은 국론이 분열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탄핵 결과에 국민이 승복할 수 있는 공정한 절차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김용태 의원은 “탄핵소추안 내 내란죄 철회, 공수처 수사권 논란 등 여러 법 해석을 낳을 수 있는 논란의 여지를 두면 보수 지지자들에게 큰 혼란이 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를 막기 위해 헌재와 수사기관이 공정하고 객관적인 절차를 이어가도록 여당의 대외메시지 전략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또한 김 의원은 중도층 확장을 위해 윤 대통령이 비상 계엄을 선포했던 과정과 이유에 대해 국민적 평가를 받고 쇄신책을 제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당연히 비상계엄에는 동의하지 않는다”며 “(윤 대통령이)왜 군대를 동원해서 극단적인 정치 문제를 풀려 했는지, 그 과정에서 어떤 법 체계를 위반했는지 국민에게 공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그 첫 출발점이 저희가 발의한 비상계엄 특검 수정안 당론 발의”라며 “비상계엄을 옹호하지 않는다고 했는데, 특검조차도 발의하지 않으면 중도층에 계엄에 대한 진상조사를 막으려고 하는 이미지를 줄 수 있다”며 수사를 통해 잘못된 점을 밝히고 성찰해나가는 모습을 어필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계엄 해제 요건 완화 등의 제도 개선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부가 국회의 계엄 해제 의결을 막기 위해 국회를 봉쇄했던 걸 절차적으로 막을 수 있는 명문화 작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계엄을 선언하는 것은 대통령으로서의 행위지만, 계엄 해제 요구는 국회의 정당한 판단”이라며 “계엄 해제 요구를 행정부가 제어할 수 없도록 하는 건 의미가 있을 것”이라며 계엄 해제 의결 시 필요한 정족수 완화 등의 개선책을 제안했다.

◇탈(脫)이재명 필요…李 사당 된 민주당과 개혁 논의 어려워

김 의원은 당내 성찰은 이재명 대표의 사당이 된 민주당과 차별화에도 도움이 된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저희가 잘못된 것을 성찰하고 바꾸면서 분명히 이재명은 안 된다고 생각하신 분들이 계실 것”이라며 “그 과정에서 이재명의 민주당이 나라를 어떻게 삼켜갔는지에 대한 비판도 조목조목 하는 ‘탈(脫)이재명’ 전략을 병행한다면 충분히 중도층의 마음도 얻을 수 있다”고 부연했다.

그는 “이 대표가 소위 말하는 ‘개딸’이라는 분들을 활용해 당을 장악하고, 국회 다수당을 장악하며 사법부와 행정부까지 장악했다”며 “이제는 카톡 검열을 통해서 이 대표를 비판하는 세력들을 재갈을 물리겠다는 것”이라며 당 쇄신책과 함께 대(對) 이재명 비판 메시지도 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 대표의 사당이 된 민주당이 바뀌어야 정부와 당의 개혁과제도 원활히 진행할 수 있다는 점도 짚었다. 현재 민주당은 이 대표와 다른 생각을 말한다는 것 자체가 허용되기 어려운 당 분위기가 있어 여당과의 개혁과제 협상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이다.

김용태 의원은 아울러 일련의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이 민주당을 앞지른 것과 관련해 이재명 책임론을 강조했다. 그는 “저희가 잘해서 지지층이 결집했다기보다 반민주당과 반이재명에 대한 효과”라며 “이재명 대표의 조기 대선을 이용하려다 보니 오버페이스를 많이 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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