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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심조석변산색고금동’(人心朝夕變山色古今同)도 다르지 않다. “사람의 마음은 아침저녁으로 변하지만 산의 색은 예나 지금이나 똑같다”라는 뜻을 가진 이 오언절구는 안 의사가 세상을 향해 200갈래로 뻗친 묵직한 소리 중 하나였다. 수시로 이랬다저랬다 하는 나약한 사람마음을 나무라면서도 한결같은 산색에 자신의 마음을 빗대고 다스렸으니까.
망설임 없이 일필휘지로 써내려간 이 유묵 ‘인심조석변산색고금동’(1910·33.8×137.2㎝)이 경매에 나온다. 27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 서울옥션 분더숍에서 여는 ‘서울옥션 제177회 미술품경매’에서다. 추정가는 6억∼12억원이다.
국내에 처음 공개된 이 유묵은 안 의사의 유묵 대부분이 그렇듯 그간 일본인이 소장하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개인이든 단체든 이번 경매에서 국내 소장가가 낙찰받는다면 한국에 환수돼 고국으로 돌아올 수 있다.
◇일본서 건너온 안중근 유목…국내 소장자에 팔리면 ‘환수’
안 의사가 뤼순감옥에 갇혀 있는 동안 썼다고 전해지는 유묵 200여점 가운데 현재까지 국내외서 확인된 건 60여점이다. 그중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된 작품이 31점. 개인작품으론 가장 많은 수가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등록돼 있다.
유묵 대부분은 안 의사에 대한 형 집행 뒤 일본으로 건너갔고 그 일부가 후대에 의해 국내에 기증되거나 경매를 통해 돌아왔다. 그 가운데 지난해 12월 ‘서울옥션 제176회 미술품경매’에 나왔던 ‘용호지웅세기작인묘지태’(龍虎之雄勢豈作蚓猫之態·1910·34×135㎝)는 추정가 5억∼10억원을 훌쩍 뛰어넘으며 19억 5000만원에 팔렸다. 안 의사 유묵 중 최고가를 기록한 동시에 온전히 한국에 환수된 경우다. “용과 호랑이의 웅장한 형세가 어찌 지렁이와 고양이 따위의 자태를 일삼으랴”는 뜻을 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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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유산 환수’ 의미 보탠 경매…추사·시산 작품 두 점도
3·1절을 사흘 앞두고 열리는 이번 경매에는 나라 밖에서 떠돌고 있는 문화유산을 환수하는 의미를 보탰는데. 두 점이 더 있다. 추사 김정희(1786∼1856)의 ‘시고, 묵란도’(1846 추정·34.5×26.5㎝, 34.5×25.4㎝)와 시산 유운홍(1797∼1859?)의 ‘서원아집도’(연도미상·324×141.8㎝)다. 추사의 작품은 일본에서, 시산의 작품은 캐나다에서 출품했다. 두 점 역시 국내 소장가에게 낙찰되면 한국으로 환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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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원아집도’는 북송대 명사들이 정원에서 풍류를 즐기는 문인들의 모습을 담은 고사인물화. 8개의 패널로 풍경을 펼쳤다. 조선시대 도화서 화원 출신을 지낸 시산은 주로 풍속화를 전하고 있는데 “서원아집도 같은 대작은 드물다”고 서울옥션 측이 귀띔했다. 추정가는 1억∼3억원.
서울옥션의 이번 미술품경매에는 총 96점이 나섰고 현재까지 1점만이 출품을 취소한 상태다. 낮은 추정가 총액으론 약 110억원어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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