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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그슬럿은 SPC삼립이 지난 2020년 미국 본사로부터 사업 운영권을 획득했다. 2020년 7월 서울 강남 코엑스에 1호점을 열 당시 수백명의 인파를 모으며 이른바 ‘오픈런 맛집’으로 불렸던 외식 브랜드다. 그 인기가 채 4년도 가지 못한 셈이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에그슬럿의 국내 철수 수순이라는 분석도 내놓는다. SPC관계자는 “아직 에그슬럿과의 계약 기간이 남아있다”며 “축소 운영일 뿐 철수는 아니다”고 일축했다.
에그슬럿 뿐 아니다. 실제로 국내 철수를 결정한 브랜드도 많다.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즐겨 먹은 버거로 유명했던 ‘굿스터프이터리’가 대표적이다. 대우산업개발의 자회사 이안GT가 2022년 5월 국내에 들여왔지만 개점 5개월 만에 폐점했다. 2025년까지 서울에 7개 매장을 내겠다는 목표가 무색하게 강남 1호점을 낼 당시만 반짝 후 소비자 관심에서 멀어졌다.
고든램지 피자도 비슷한 사례다. 2022년 세계에서 6번째로 서울 성수동에 1호점을 열었지만 결국 폐점했다. 개점 당시만 해도 영국 유명 셰프 고든 램지의 피자 브랜드로 관심을 모았지만 인기는 오래가지 못했다. 2021년 잠실 롯데월드몰에 문을 연 고든램지 버거의 상황도 예전만 못하다. 줄을 서야 들어갈 수 있던 초장기와 달리 지금은 피크 시간대에도 입장이 여유로운 편이다.
업계에서는 프리미엄 버거의 고전을 두고 경쟁 격화를 꼽는다. 이미 국내에는 한국은 ‘쉐이크쉑’, ‘슈퍼두퍼’, ‘파이브가이즈’ 등 글로벌 빅 브랜드들이 모두 진출한 시장이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최근 현대그린푸드(453340)도 미국 프리미엄 수제 버거 ‘재거스’와 국내 독점 운영 계약을 체결했다. 이젠 강남 등 주요 번화가에서 프리미엄 버거는 특별하지 않다. 희소성도 떨어졌다는 얘기다.
특히 주 소비층이던 2030 세대의 관심이 과거처럼 폭발적이지 않다. 호기심에 한 두 차례 방문은 하지만 지속적으로 방문을 이끌만한 장점이 없어서다. 특히 외국계 프리미엄 버거의 가격은 세트 기준 보통 2만~3만원대를 호가한다. 이는 고물가 상황에서 치명적일 수 있다.
외국 프리미엄 버거는 더이상 흥행 보증 수표가 아니라는 분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흔히 ‘아메리칸 스타일’이라고 불리는 외국 버거 브랜드는 희소성을 기반으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관심을 모았던 것이 흥행 요인이었다”며 “이제는 한국이 외국 프리미엄 버거의 각축장이 된 상황에서 과거와 같은 폭발적 인기가 이어지는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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