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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서도 못 잊을 듯"...박대성에 살해된 여학생의 마지막 말

박지혜 기자I 2024.10.06 10:35:32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이른바 ‘순천 묻지마 살해범’ 박대성(30) 사건 피해자가 사망 전 한 말이 알려졌다.

박대성은 지난달 26일 0시 44분께 전남 순천시 조례동에서 일면식 없는 A(18)양을 흉기로 여러 차례 찔러 숨지게 한 혐의(살인)로 지난 4일 검찰에 구속 송치됐다.

A양은 박대성의 범행 직전 친구에게 전화해 “뒤에 남자가 있는데 무섭다. 칼 맞을 거 같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A양 친구는 지난 4일 SBS 궁금한 이야기 Y에서 이같이 말하며 “그러다 갑자기 엄청 뛰는 소리가 들렸다”면서 “언니(A양)가 갑자기 소리를 질렀다. 소리 지르면서 신고해 달라고 (말했다)”라고 전했다.

당시 현장을 목격한 시민 역시 고통에 시달리고 있었다.

목격자는 “마지막에 내가 (A양으로부터) 들었던 말, 살려달라는 말… 그 소리가 계속 머릿속에서 생각나고 지금도 마음이 아프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살려달라고 했는데 못 살리고 죽었다는 것이 너무너무 괴롭다”며 “날마다 여기(사건 현장) 몇 번씩 왔다 간다. 일 하다가 생각나고… 제가 죽어서도 못 잊을 것 같다”고 했다.

살인 혐의를 받는 박대성(30)이 지난 4일 오전 전남 순천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경찰은 전남 순천시 조례동에서 길을 걷던 10대 여성을 흉기로 여러 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는 박대성의 신상 정보를 국민의 알권리·수단의 잔인성 등을 고려해 지난달 30일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사진=연합뉴스)
박대성은 범행 직전 자신이 운영하는 순천시 조례동 한 가게에서 극단적 선택 의심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과 면담 직후 불과 20여 분 만에 살인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오전 0시 15분께 박대성 친형이 “동생의 극단적 선택이 의심된다”며 119에 신고했고 공조 요청을 받은 경찰이 박대성 가게에 도착해 5분여 동안 조사를 벌였다.

당시 박대성은 술에 취한 상태였지만, 별다른 정황을 발견하지 못한 경찰은 현장 종결 처리한 뒤 떠났다.

박대성은 이후 8분간 가게에 있다가 흉기를 지닌 채 밖으로 나와 인근에서 길을 걷던 A양을 뒤따라갔고 0시 44분께 범행을 저질렀다.

그대로 달아난 박대성은 약 2시간여 동안 술집과 노래방을 들렀고 주차된 차량을 발로 차다가 차주와 시비가 붙어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 조사에서 “술에 취해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하는 등 범행 동기를 제대로 설명하지 않고 있는 박대성은 지난 4일 검찰에 송치되면서 취재진 질문에 “조금씩 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A양을 살해한 뒤 웃는 얼굴로 걸어가는 모습이 CCTV에 포착돼 공분을 산 박대성은 이날도 경찰 유치장에서 나오며 웃고 있었다. 카메라를 발견하고서야 고개를 숙이고 표정을 바꿨다.

박대성을 검찰에 넘긴 경찰은 불특정 다수를 노린 ‘이상 동기 범죄’인지 등에 대해 프로파일링 조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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