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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민주동맹은 개표율 95% 현재 30.8%를 득표해 28.4%를 얻은 집권 사회당을 앞서고 있다. 이 같은 결과가 이어진다면 민주동맹은 총 230석 중 83~91석을 얻어 사회당(69~77석)을 제치고 원내 1당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2015년 이후 9년 만에 정권 탈환을 눈앞에 둔 셈이다.
문제는 민주동맹과 사회당 의석 모두 과반에는 못 미친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외신은 18.6%를 득표, 40~46석을 얻을 것으로 전망되는 셰가가 킹메이커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안드레 벤투라 셰가 대표는 이번 선거를 “양당 체제의 종언”이라고 평가했다. 민주동맹을 주도하는 사회민주당의 루이스 몬테네그로 대표는 셰가와의 연립정부 구성을 부인하고 있지만 다른 민주동맹 관계자들을 이에 모호한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셰가는 2019년 축구 해설가 출신 벤투라가 만든 극우 포퓰리즘 정당이다. 과거 한 식구였던 사회민주당에서도 벤투라를 향해 인종차별주의자라고 비판할 정도다. 셰가는 이번 총선에서 △이민 규제 강화 △이민자의 복지혜택 제한 △필수 식료품 부가가치세 폐지 △소아성애자 화학적 거세 등을 공약했다. 다만 사회민주당 소속 마르셀루 헤벨루 드 소자 포르투갈 대통령은 셰가가 내각에 참여하는 걸 저지하겠다는 뜻을 밝혀 이를 두고 정국이 혼란에 빠질 수 있다.
셰가가 이번 선거에서 약진할 수 있던 배경엔 이민자 급증과 주택 가격 급등, 주류 정당 부패 스캔들 등이 꼽힌다. 셰가는 이번 선거에서 “포르투갈을 청소해야 한다”는 스캔들을 내세웠다.
포르투갈뿐 아니라 최근 유럽 각국에선 극우·반이민 정당이 세력을 키우고 있다. 지난해에만 슬로바키아, 네덜란드에서 잇달아 극우 정당이 원내 1당을 차지하는 데 성공했다. 프랑스 국민전선과 독일 ‘독일을 위한 대안’(AfD)도 주류 정당 자리를 위협하고 있다. 이를 두고 포르투갈처럼 인플레이션, 재정 긴축 등 기성 정당 실증이 극우 세력을 키웠다는 해석이 나온다. 유럽 극우세력이 파죽지세로 성장할 수 있을지는 올 6월 유럽의회 선거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