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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수산부는 이같은 방안이 담긴 ‘선원 일자리 혁신방안’을 지난 12일 발표했다. 60세 이상 선원 비중이 약 44%에 달하고, 선원수도 매년 감소세를 보이는 등 핵심인력이 빠져나가고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특단 대책을 마련한 것이다.
특히 이번 대책에서는 외항 선원들에 대한 근로소득세 비과세 한도를 확대하기로 했다. 현재 소득세법에 따르면 원양어업 선박, 국외등을 항행하는 선박의 선원들은 월 300만원 한도에서 근로소득세 비과세가 적용된다.
선원노조 측에서는 이같은 한도를 유럽 등 해외 사례와 같이 전면 비과세를 적용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외항 선원뿐 아니라 내항상선원에게도 비과세를 적용해야 된다고도 주장한다.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일부 국가는 일정 승선기간을 충족하는 외항 선원에 대해 소득 전액을 비과세한다.
선원노련 관계자는 “국민으로서 세금을 납부하는 게 의무지만 선원들의 경우 배를 타고 있어 정부가 세수를 걷어 국민들의 복지를 위해 제공하는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현실”이라며 “외항상선뿐 아니라 내항상선 등 모든 선원으로 비과세 혜택을 확대하자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다만 정부는 현행 소득세법 시행령에 규정된 것처럼 외항상선원과 원양어선원들에 한해 비과세 혜택을 줘야 한다는 입장이다. 해수부 관계자는 “외항선을 타는 국적선원들은 1년에 절반 이상은 해외에 머무니까 국내에 있는 인프라를 하나도 누릴 수 없는 특수 상황”이라며 “다른 나라에서도 국내 내항선을 타는 선원에게 비과세를 하는 사례는 없다”고 설명했다.
노조 측은 차선책으로 월 500만원 한도 상향 등을 요구한다는 입장이다. 앞서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4월 선원 최저임금의 2배까지 비과세하는 내용의 소득세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해수부가 고시한 올해 선원 최저임금인 월 248만7640원을 적용하면 최대 497만5280원까지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데, 이 법안을 근거로 500만원이 거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500만원 상향시 대부분 부원 전면 비과세 혜택…“범위 논의 중”
해수부가 지난 5월 고시한 ‘2023년 선원통계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외항선·내항선·원양어선·연근해어선 등 승선원 3만474명의 월평균임금은 518만4000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선장의 평균 월급은 682만1000원, 1등 항해사는 572만9000원의 임금을 받았다. 부원의 평균월급은 365만7000원이었다. 월 500만원 한도에서 비과세를 할 경우 선장이나 1등 항해사 등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부원들이 전면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된다.
현재 소득세법 시행령에 명시된 외항상선원 등의 비과세 한도를 300만원에서 500만원으로 상향할 경우 국회 입법 절차 없이 정부가 직접 시행령 개정을 통해 조정할 수 있다. 이달 말 세법개정안 발표 전까지 한도를 확정하지 않아도 연내 협상을 이어간 뒤 시행령 개정이 가능하다.
반면 ‘최저임금의 2배까지 비과세’ 등을 통해 범위를 확대할 경우 법 개정이 필요하다. 이렇게 될 경우 매년 물가 상승과 최저임금 인상 등에 따라 비과세 한도가 오르기 때문에 세제당국의 반대 등 실현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관측도 나온다. 기재부 관계자는 “현재 비과세 한도를 올리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지만 구체적 범위 등에 대해서는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