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구겐하임 어워드' 첫 수상자 딘킨스…"기술·예술 융합은 기회"

김정남 기자I 2023.05.21 10:00:00

LG, 뉴욕서 제1회 'LG 구겐하임 어워드' 시상식
'기술 통한 실험적 예술' 스테파니 딘킨스 첫 수상
"기술 통해 더 나은 예술 가능…기술 더 살필 것"
'기술·예술 융합' LG, 5년간 구겐하임과 파트너십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예술의 영역에 기술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잘 대비해야 할 때입니다.”

세계적인 아티스트로 꼽히는 스테파니 딘킨스는 지난 1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시 구겐하임 뮤지엄에서 열린 제1회 ‘LG 구겐하임 어워드’에서 첫 수상자로 상을 받은 직후 한국 특파원들과 간담회에서 “인공지능(AI) 등이 이미 일상에 스며들고 있는 만큼 상금을 잘 활용해 (예술과 접목할 수 있는) 기술의 영역을 더 탐험해 보겠다”며 이렇게 말했다.

세계적인 아티스트 스테파니 딘킨스(사진 가운데)가 지난 1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구겐하임 뮤지엄에서 열린 제1회 ‘LG 구겐하임 어워드’에서 첫 수상자로 상을 받은 이후 윤태봉 LG전자 북미지역대표(왼쪽), 나오미 벡위스 구겐하임 수석큐레이터(오른쪽)와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LG전자 제공)


◇딘킨스 “기술 통해 더 나은 예술 가능”

이번 어워드는 기술을 활용한 작업으로 현대미술의 지평을 확대한 아티스트를 선정해 10만달러(약 1억3000만원)의 상금과 트로피를 수여하는 국제 예술상이다. LG는 지난해 굴지의 현대미술관인 구겐하임과 글로벌 파트너십을 맺고 올해부터 오는 2027년까지 5년간 기술과 예술의 융합을 발굴·지원하기로 했는데, 이번 어워드는 양측의 파트너십을 대표하는 것이다.

첫 수상자인 딘킨스는 뉴욕 브루클린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예술가다. AI,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 등을 통한 실험적인 예술로 유명하다. 특히 AI가 습득하는 정보가 사회 약자에 대한 차별과 편견을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해 주목 받았다. 그는 뉴욕 스토니브룩대 교수도 맡고 있다.

딘킨스는 “(첫 수상이어서) 너무 영광스럽고 이번 지원은 추후 작품 활동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며 “(기술과 융합한) 이 작업을 처음에는 미미하게 시작했으나, 여러 코더(coder·코딩·프로그래밍을 하는 사람)들과 엔지니어들이 도와줬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AI가 인종, 성별 등에 대한 편견을 가질 가능성 등) 제대로 준비되지 않은 세상이 펼쳐질 수 있는 긴급한 상황”이라고 규정하면서 “그러나 위기는 기회이고 기술을 세심하게 다루면 더 나은 예술 스토리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딘킨스는 아울러 “일반 시민들이 AI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갖는 게 중요하다”며 “예술이 사회에 영감과 자극을 주는 힘을 갖고 있는 만큼 앞으로 작품을 통해 소중한 가치를 담은 메시지를 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1회 ‘LG 구겐하임 어워드’ 수상자인 스테파니 딘킨스의 대표작 ‘비나48과의 대화’(Conversations with Bina48)의 한 장면. (사진=LG전자 제공)


◇LG, 추후 5년간 구겐하임과 파트너십

딘킨스의 대표작 ‘비나48과의 대화’(Conversations with Bina48)는 AI를 어떻게 예술로 승화할 수 있는지 보여준다. 이 영상 작품은 실존 흑인 여성인 비나 로스블래트를 모티브로 제작한 AI 로봇 비나48과 딘킨스의 대화를 통해 AI가 학습하는 정보에 인종, 성별, 장애, 문화적인 배경 등의 다양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았다. 감정적인 상호 작용에 기반을 둔 인간과 자주적인(autonomous) AI 로봇 사이의 장기적인 관계의 가능성을 탐구하는 의미 역시 있다.

딘킨스는 LG(003550)와 구겐하임이 특별 제작한 트로피를 받았다. 디지털 기술을 대표하는 ‘0’과 ‘1’ 두 숫자의 형태가 교차하는 순간을 포착해 ‘미래의 예술’을 형상화했다. 윤태봉 LG전자 북미지역대표 부사장이 이를 직접 전달했다.

나오미 벡위스 구겐하임 수석 큐레이터는 “AI 기술에 대한 딘킨스의 열정적인 탐구는 기술에 기반한 예술의 지평을 확대하는 초석이 될 것”이라고 했다. 박설희 ㈜LG 브랜드 수석전문위원은 “기술이 우리 사회와 삶에 긍정적인 경험을 만드는 매개라고 믿는다”며 “딘킨스가 울림을 주는 예술을 널리 펼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한편 LG-구겐하임 글로벌 파트너십은 ㈜LG, LG전자(066570), LG디스플레이(034220)가 함께 참여한다. ㈜LG가 후원하는 어워드와 별개로 LG전자는 구겐하임과 함께 ‘올해의 신예 아티스트’를 선정·지원한다. 올해는 아랍에미리트(UAE) 출신 작가 겸 뮤지션인 파라 알 카시미를 선정했다. 카시미는 LG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기술을 활용한 작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LG디스플레이는 뉴욕의 젊은 예술 후원자 협회(YCC)가 매년 구겐하임에서 열고 있는 ‘YCC 파티’를 후원한다. 올해 파티는 오는 24일 열린다. 딘킨스 역시 참석해 YCC 멤버들을 만난다. LG디스플레이는 파티장 곳곳에 투명 OLED 등 첨단 디스플레이 기술을 선보일 예정이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