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한국무역협회(KITA) 국제무역통상연구원에 따르면 내년 1분기 수출산업경기전망지수(EBSI·Export Business Survey Index)는 81.8로 올해 4분기(84.4) 대비 2.6포인트 하락하며 수출 경기 악화를 전망했다. EBSI가 두 분기 연속 90점대를 밑돈 건 2012년 4분기(77.4)와 2013년 1분기(78.4) 이후 9년 만에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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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EBSI 하락은 가파른 물가 상승과 이에 대응한 주요국의 금리 인상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추정된다는 것이 연구원 측의 분석이다.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이 이어지면서 제조원가 부담이 커지고 주요국의 경기 침체 우려가 확대하면서 수출기업의 체감 경기가 악화했다는 의미다.
연구원이 지난해 수출실적 50만달러(약 6억원) 이상인 무역협회 회원사 2000곳을 조사한 결과, 1분기 수출제품 원가(71.1), 수출대상국 경기(79.9), 국제수급(81.1), 자금 사정(84.0) 등이 앞으로 더욱 나빠질 것이라는 응답이 많았다. 이는 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 부진과 제조원가 상승해 자금난 심화라는 삼중고(三重苦)에 시달리는 수출기업이 많다는 얘기다.
품목별로는 유럽의 액화천연가스(LNG)선 수요 확대로 수주가 증가해 수출 확대가 점쳐지는 선박(146.5)을 제외하고는 전 품목의 EBSI가 100을 밑돌았다. 가장 전망이 부정적인 품목은 석유제품(49.7)과 가전(55.7)으로 국제 유가 하락, 인플레이션 지속, 금리 인상 등의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자동차·자동차 부품의 EBSI는 99.0으로 나타나 경기 둔화에도 전기자동차 수요 증가와 물류난 개선으로 보합세를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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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꽃별 한국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세계 각국이 고강도 긴축에 나서면서 교역도 빠르게 위축되고 있다”며 “수출기업의 삼중고를 고려해 수출 금융 지원과 환율 변동 방어에 힘써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