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 칼럼] 무심결에 부딪친 옆구리... 숨쉴때 통증 있다면 골절 의심

이순용 기자I 2022.11.09 06:48:11

원정훈 이춘택병원 제11정형외과장

[원정훈 이춘택병원 제11정형외과장] 가정주부 57세 이 모 씨는 며칠 전 욕실에서 미끄러져 넘어지며 세면대 모서리에 오른쪽 옆구리를 부딪쳤다. 대수롭지 않은 타박상으로 생각하고 며칠 기다렸는데도 통증이 가라앉지 않았다. 숨을 깊게 들이쉬거나 기침을 할 때 통증은 더 심해서 병원을 찾았다. X-ray 검사 결과 뚜렷한 골절 소견은 보이지 않았으나 통증이 심해 CT 검사를 추가로 시행했고, 여기에서 오른쪽 7번째 늑골(갈비뼈) 골절이 발견됐다.

원정훈 이춘택병원 제11정형외과장
늑골은 가슴에서 피부 바로 아래에 위치하므로 충격을 받았을 때 제일 먼저 손상을 입고, 심할 경우 타박에 그치지 않고 골절도 발생한다. 늑골 골절이 생기는 원인으로는 직접적인 흉부 충격, 넘어짐에 의한 충격, 교통사고, 추락 같은 산업현장 사고, 경운기 사고나 농기계 조작 실수, 골프 운동 후 등이 있으며, 골다공증이 심한 65세 이상 고령은 가벼운 충격에도 골절이 생길 수 있다. 충격 후 가슴 통증이 심하고 숨을 깊이 들이쉬거나 기침할 때 통증이 더 심해지면 늑골 골절을 의심해 볼 수 있으며, 이 경우 병원에 방문해 정확한 진단을 받아 보는 것이 좋다.

늑골 골절 진단 시에는 병력 청취, 국소적 압통(눌렀을 때의 통증) 소견 등을 확인하고, X-ray 검사를 한다. 하지만 실제 골절이 있더라도 X-ray 검사만으로 골절이 확인되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어 통증이 심할 경우 CT 검사나 초음파 검사를 추가로 진행해 정확히 진단한다.

늑골은 골절이 발생하더라도 골절 부위 외 이상 없는 대다수의 늑골 및 늑간근육이 지지하기 있기 때문에 대부분은 골절에 대한 수술 없이 자연 회복된다. 뼈가 붙기까지는 다친 뒤 1달에서 1달 반 정도 소요된다. 일차적으로 통증 조절을 위해 소염진통제를 처방하는데 이것으로 조절되지 않으면 더 강한 진통 효과를 가진 마약성 진통제를 복용하기도 하며, 늑간 신경차단술을 시행하기도 한다. 합병증이 동반되지 않은 단술 늑골 골절의 경우 적절한 통증 조절을 통해 심호흡 및 기침을 원활히 하고, 침상 안정보다는 자주 자세를 변경하고, 되도록 빨리 가벼운 보행 및 활동을 시작해 호흡기 합병증을 줄여 회복 속도를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

가슴 통증 및 늑골 골절을 단순한 타박상으로 여겨 제때 치료하지 못하면 추가 합병증 및 후유증이 동반될 수 있다. 따라서 심한 통증이나 호흡곤란, 복통 등이 있을 경우 병원에 방문하여 정확한 진단 후에 적절한 치료 및 설명을 듣는 것이 조기 회복에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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