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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원장은 이날 서울 중구 명동1가 은행회관에서 열린 보험회사 최고경영자(CEO)와의 간담회에서 “그동안 보험 업계가 나름대로 소비자 권익 제도를 위해 노력해 왔지만, 아직은 소비자 눈높이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윤 원장이 지난 5월 취임 이후 보험사 CEO와 만나는 것은 처음이다.
그는 첫 대면에서 보험회사가 소비자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다고 작심 비판했다. 윤 원장은 “보험은 미래의 불확실성을 보장하고 보험금을 사후에 확정·지급하는 고유한 특성 때문에 정보 비대칭성이 크고 따라서 소비자 불만이 많이 제기되는 것이 사실”이라며 “이에 보험이 소비자로부터 충분한 신뢰를 얻으려면 다른 산업보다 더 많은 고민과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보험 가입이 쉬우나 보험금 받기는 어렵다는 소비자 인식이 여전히 팽배하다”면서 “보험 약관을 이해하기 어렵고 심지어는 약관 내용 자체가 불명확한 경우도 있어 민원과 분쟁이 끊이지 않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삼성생명·한화생명 등 국내에서 영업하는 21개 보험사가 엮인 즉시연금 보험 상품의 이자 과소 지급 건과 암 보험을 판매한 보험사의 요양병원 치료비 보험금 미지급 논란 등을 대표적인 소비자 보호 미흡 사례로 지목한 것이다. 금감원은 두 유형 모두 부실하거나 모호한 상품 약관이 보험사와 보험 계약자 간 분쟁의 직접적 계기가 됐다고 보고 있다.
윤 원장은 “보험 업계가 소비자 시각으로 거듭나 상품 개발, 영업, 보험금 지급 등 업무 전반을 혁신해 소비자 중심의 경영 패러다임을 확립하기를 기대한다”고 재차 촉구했다.
윤 원장은 소비자 보호 외에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준비 △4차 산업혁명 대비 △포용적 금융 노력 등도 업계에 당부했다.
그는 “IFRS17을 도입하면 보험 부채 평가 기준 등의 변경으로 보험회사 재무 상태와 손익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며 “보험회사는 재무적 충격에 대비해 자본 확충 등 건전성 강화 노력을 기울이고 시가 평가에 따른 변동성 확대에 대비해 지급 여력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리스크 관리 역량 강화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윤 원장은 “정보기술(IT)과 보험이 융합하면서 인슈어테크(Insure-tech) 출현 등으로 보험 산업 구조가 재편되는 과정”이라며 “보험 업계가 IT 기술의 활용 능력을 높이는 동시에 새로운 유형의 위험에도 선제적으로 대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사회 취약 계층일수록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은 높지만 위험으로부터 보호받기는 어렵다”면서 “유병자 등을 위한 전용 상품을 개발한 사례처럼 다양한 상품 개발을 통해 취약 계층을 포용하는 건강한 금융 시스템 구축에 한층 더 노력해 달라”고도 덧붙였다.
이날 간담회에는 신용길 생명보험협회 회장, 김용덕 손해보험협회 회장 등 양대 보험협회장과 34개 보험회사 대표이사 등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