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시 이후 단 한 번도 국내 먹는샘물 시장 1위 자리를 내준 적 없는 ‘제주삼다수’가 최근 저가 자체브랜드(PB) 생수의 공세와 가격 중시 소비 트렌드라는 거센 파고 속에 체질 개선에 나섰다. LG유플러스와 GS건설 등에서 영업·신사업, 경영전략을 두루 거친 ‘전략·재무통’ 김도영 제13대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 사장이 구원투수로 등판했다. 김도영 사장은 취임 한 달을 맞아 제주삼다수의 경쟁력 회복과 글로벌 영토 확장을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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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 1270병 생산. 지난 14일 찾은 제주도 제주시 조천읍 제주삼다수 공장은 철저한 자동화 시스템으로 구동되는 스마트팩토리의 모습이었다. 특히 500㎖ 전용 생산 라인인 ‘L5 스마트팩토리’는 첨단 자동화의 진수였다. 손가락 길이 ‘프리폼(페트병 중간 단계 반제품)’에 열을 가해 페트병을 만들고, 물을 채우는 등 전 공정이 자동으로 이뤄졌다.
화산암반층 지하 420m 취수원에서 끌어올린 물이 여과·살균 과정을 거쳐 페트병에 담긴 후 컨베이어벨트를 따라 이동하며 밀봉·검사·포장 과정을 거치는 방식이다. 분당 1270병, 시간당 약 7만6000병을 생산한다. 카메라 16대가 병 하나당 36장의 이미지를 촬영해 품질을 확인하는 등 검사 과정에도 자동화 기술이 적용됐다. 특히 화산섬인 한라산 국립공원 내 해발 1450m 이상 지역에 내린 강수는 천연 필터 역할을 하는 화산송이층 등을 거쳐 지하로 스며드는데 이렇게 형성된 지하수에는 칼슘과 칼륨, 마그네슘, 실리카, 바나듐 등 미네랄이 함유돼 있다.
독보적 품질 경쟁력에도 불구하고 최근 시장 상황은 녹록지 않다. 대형마트와 편의점 등이 쏟아내는 저가 PB 생수의 공세에 밀려 제주삼다수 시장점유율은 2023년 40.3%에서 2024년 38.3%로 떨어졌고, 지난해에는 38.6%로 소폭 반등했으나 40% 선 회복에는 실패했다. 매출액 역시 2023년 3441억 원에서 2024년 3354억 원으로 출시 이후 처음 감소했고, 지난해에는 2960억원으로 떨어져 3000억원 선마저 무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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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B 생수 공세 속에서도 당분간 가격 인하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시장 1위 브랜드인 만큼 저가 제품과 가격 경쟁을 벌이기보다 삼다수의 품질과 브랜드 가치를 앞세워 소비자의 선택을 받겠다는 복안이다.
무라벨 전환은 내년까지 100% 완료하는 것이 목표다. 재생 페트 사용과 용기 경량화 등을 통해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이고, 2030년까지 감축률을 50%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다만 친환경 전환 과정에서 국내 업체와 수입 생수에 적용되는 규제의 형평성 문제도 제기했다. 김 사장은 “무라벨 정책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중국 등 일부 수입산 생수는 예외적으로 라벨을 부착하고 있다”며 “가뜩이나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경쟁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 프랑스에서 수입하는 ‘에비앙’이나 백두산 내두천 물을 담은 농심의 ‘백산수’는 라벨 부착이 가능하다. 오리온의 ‘닥터유 제주용암수’도 미네랄을 첨가해 음료로 분리, 무라벨 의무화 대상에서 비켜서 있다. 닐슨아이큐(NIQ)에 따르면 2025년 7월부터 2026년 6월까지 제주삼다수와 롯데칠성음료 아이시스의 편의점 판매액 점유율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6%포인트, 1.0%포인트 하락했다. 반면 중국에서 생산돼 수입산으로 분류되는 농심 백산수는 2.0%포인트 상승했다. 업계에서는 국내로 들어오는 수입 먹는샘물은 동일한 무라벨 의무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 것이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성장 정체를 돌파할 핵심 카드로는 수출 확대를 꼽았다. 현재 삼다수는 약 16개국에 연간 1만t가량을 수출하고 있다. 다만 수출 물량이 적은 데다 물류비와 현지 마케팅 비용이 들어가 수익을 내지는 못하는 상황이다. 제주개발공사는 초기 비용을 시장 진입을 위한 투자로 보고, 앞으로 3년 안에 수출량을 10만t까지 늘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우선 공략 대상으로는 중국과 미국, 아랍에미리트(UAE)를 비롯한 중동 시장 등이 거론된다. 김 사장은 “주요 수출국을 6곳 안팎으로 압축해 현지 파트너들과 시장성을 검토하고 있다. 온라인 유통이 발달한 중국에서는 전자상거래를 중심으로 제주와 K프리미엄 이미지를 강조할 계획”이라고 했다.
해외 시장에 맞춘 수출 제품 개발도 검토 중이다. 그는 “‘제주’ 이미지를 전면에 내세운 수출 전용 제품과 디자인을 검토하고 있다”며 “국가별 소득 수준과 경쟁 제품, 물류비 등을 고려해 시장마다 전략을 달리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탄산수와 혼합음료 등 신사업은 시장성과 차별성을 원점에서 재검토한다. 기존 음료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지, 삼다수 브랜드와 차별화할 수 있는지를 따져 사업성이 확인될 경우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삼다수 물을 활용한 기업 간 거래(B2B) 원료 사업이나 음료 제품 개발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김도영 사장은 “임기를 마칠 때 직원들과 치열하게 고민하고 함께 땀 흘린 ‘정말 열심히 일한 사장’으로 기억되고 싶다”면서 “철저한 수원 관리와 친환경 생산 인프라를 바탕으로 제주삼다수를 대한민국을 넘어 글로벌 물 산업의 선두주자로 발돋움시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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