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서 인정받은 정통 픽업 ''GMC 캐니언 드날리'' 상륙
오프로드 초보도 고수처럼…첨단 주행보조로 험로 돌파
투박함에 럭셔리까지 더했다…''프리미엄 픽업'' 승부수
[이데일리 이배운 기자] 40도 경사로에서 차를 멈춰본 건 처음이다. 앞 유리창에는 흩날리는 흙먼지와 그 너머로 희뿌연 하늘만 보였다. 차가 당장이라도 고꾸라질 것 같은 불안감이 밀려오는 찰나, 무전기 너머로 인스트럭터는 “멈췄다 가도 슬립 없습니다. 걱정마세요” 차분하게 말했다.
 | | 오프로드 코스를 주행 중인 GMC 캐니언 드날리 (사진=한국G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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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셀러레이터를 지긋이 밟았다. 깊게 누르지도 않았다. 그런데도 차는 놀랄 만큼 가뿐하게 40도 경사를 타고 올랐다. 최고출력 314마력, 최대토크 54kg·m라는 수치가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몸으로 체감되는 순간이다. 이때 힘을 배분하는 건 GMC의 ‘오토트랙 액티브 2스피드 4WD 시스템’이다. 노면 상황에 맞춰 전·후륜 구동력을 자동으로 조절하고, 바퀴가 헛도는 순간에는 리어 디퍼렌셜 잠금 장치가 즉각 개입한다.
차가 정상에 오르자 인스트럭터는 자신 있게 말했다. “캐니언은 오프로드 설계가 잘 돼 있어서 이런 좁고 험한 곳에서도 하부가 긁히지 않습니다. 방금 구간도 충분히 여유 있었습니다”
한국GM은 최근 프리미엄 SUV·픽업 브랜드 GMC의 국내 진출을 선언하며 중형 픽업트럭 ‘캐니언 드날리(CANYON DENALI)’를 선보였다. 120년 GMC 트럭의 헤리티지와 엔지니어링 노하우를 바탕으로 개발된 모델이다. 온로드와 오프로드를 아우르는 탁월한 주행 성능 덕분에 이미 북미 시장에서는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 | 오프로드 코스를 주행 중인 GMC 캐니언 드날리 (사진=한국G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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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 한 부지에 마련된 오프로드 코스 앞에 캐니언을 몰고 섰을 때 기대보다는 긴장이 앞섰다. 일부러 차를 괴롭히려는 듯 요철 구간에는 크고 작은 둔덕이 연속으로 솟아 있었다. ‘이러다 견인차 부르는 건 아닐까’ 반신반의하며 다시 기어를 D로 옮겼다.
차는 튀거나 요란하게 흔들리지 않았다. ‘힐 스타트 어시스트’와 ‘트랙션 컨트롤’이 개입해 차체가 밀리지 않도록 붙들어준다. 브레이크를 밟지 않아도 차량이 스스로 속도를 제어한다. 운전자가 할 일은 엑셀러레이터를 조심스럽게 다루는 것뿐이었다.
 | | 오프로드 코스를 주행 중인 GMC 캐니언 드날리 (사진=한국G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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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이어 질주 코스, 급커브와 직진 구간이 뒤섞인 모래바닥에서 선두의 인스트럭터 차량은 자비 없이 속도를 올렸다. “차 간 거리가 멀어지면 코스를 놓칩니다. 속도 유지하세요.” 무전기 너머 재촉에 엑셀러레이터를 깊게 밟았다.
혼비백산하며 스티어링 휠을 거칠게 돌리고 지금 내가 밟는 것이 엑셀러레이터인지 브레이크인지 판단할 여유조차 없었다. 그런데도 차는 단 한 번도 코스를 이탈하지 않았다. 내가 잘해서가 아니다. 분명히 차가 알아서 해줬다.
 | | GMC 캐니언 드날리 (사진=이데일리 이배운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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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로드를 빠져나와 흙먼지를 뒤집어쓴 차는 오히려 더 듬직한 인상이었다. 각진 차체 라인과 수평적인 보닛, 큼직한 전면 그릴, 두툼한 범퍼와 스키드 플레이트는 험난한 오프로드를 달리는 차로서의 정체성을 분명히 드러낸다.
그러면서도 최고급 ‘드날리’ 트림이 적용된 실내는 고급 도심형 SUV를 떠올리게 한다. 젯 블랙과 티크 포인트가 조화를 이룬 천연 가죽 시트와 오픈 포어 우드 트림이 럭셔리한 감성을 더한다.
 | | GMC 캐니언 드날리 내부 (사진=이데일리 이배운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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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인치 디지털 클러스터와 11.3인치 센터 디스플레이는 대시보드를 가로지르며, 물리 버튼과 터치 조작을 적절히 섞었다. 6.3인치 헤드업 디스플레이, 통풍·전동 시트, 보스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 등 주요 편의 사양도 빠짐없이 갖췄다.
GMC 캐니언은 단순히 힘센 트럭이 아니다. 거친 본능을 품고 있으면서도 운전자에게는 친절하다. 7685만원의 가격은 만만치 않지만 정통 픽업의 투박함을 최고급 ‘드날리’ 감성으로 풀어낸 이 차는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는 소비자들에게 충분히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