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년후견인제도. 정부는 2013년 정신적 판단력이 부족한 성년이 존엄한 인격체로서 삶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성년후견인제도를 도입했다. ‘자산 처분’에 중점을 둔 금치산과 한정치산 제도의 한계를 해결하기 위해서였다. 성년후견인제도는 1일로 시행 3년을 맞았다.
‘사람 돌봄’이 중심인 이 제도가 그동안 잘 운용됐는지를 진단한 현직판사가 쓴 논문이 나와 눈길을 끈다. 저자는 서울가정법원 후견사건 전담 법관 김성우(47·사법연수원 31기) 판사다.
“전담 법관도 처음 하는 재판이었습니다. 처음 도입한 제도였으니까요. 이즈음 해서 제도가 이념에 맞게 운용되는지를 짚어보고 싶었습니다.”
서울가정법원에서 심판한 사건 1000건을 추려서 지난 5월부터 쓰기 시작했다. 낮에는 재판하고 밤에는 논문을 썼다. “안약 넣어가면서 썼습니다. 괜히 시작했다고 후회도 많이 했죠. 하하”
이 과정을 거쳐 ‘성년후견제도의 현황과 과제’ 논문이 지난달 30일 공개됐다. 제도 도입 이래 유의미한 표본을 바탕으로 논문이 나오기는 처음이다.
대부분 사건은 자산 처분을 목적으로 접수됐고 열에 아홉은 다툼없이 끝났다. “물론 가증스러운 사건도 있습니다. 가족이랑 싸우는 게 남남끼리 다투는 것보다 훨씬 치열합니다. 그러나 대부분은 제도를 통해 가족의 소중함을 깨닫고 돌아갑니다.”
사건은 증가추세다. 첫해 498건이던 것이 3년 차에는 921건까지 늘었다. 평균수명 증가와 노령화 가속 탓에 사건 심리보다 사건 관리가 더 중요하다. 김 판사는 “정해진 사법 자원을 활용해서 가장 효율적으로 관리·감독을 할 방안을 찾는 게 법원의 고민”이라고 전했다. 현재 사법 자원으로 부족한 일손은 사회복지단체 등에서 지원받고 있다.
이렇듯 사회의 역할을 빼고 성년후견인 제도를 얘기할 수 없다. 사법부에서 지원할 수 있는 인력과 재정이 한정돼 있을 뿐만 아니라 사회복지단체 등이 함께 지원하는 게 제도 도입의 취지에도 맞는다.
김 판사는 성년후견제도를 사회 전체적으로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김 판사 논문에 따르면 전체 사건에서 청구인이 친족인 경우가 86.5%나 됐다. 지방자치단체장이나 검사도 청구인 자격이 있지만 지자체장이 청구한 사건 비율은 전체 사건의 10%에 불과하다.
검사가 성년후견인 지정을 청구한 사건은 단 1건 뿐이다.
“법원은 어떤 사람에게 후견이 필요한지 찾아다닐 수가 없습니다. 지자체는 복지업무를 하면서, 검찰은 수사하면서 누가 도움이 필요한지 알 수 있습니다. 필요하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인식이 필요합니다.”
김 판사는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사법연수원을 31기로 수료했다. 2013년부터 가정법원 전문법관으로 근무 중이다. 현재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성년후견 사건을 맡아 심리하고 있다. 김 판사가 인터뷰 말미에 한 마디 했다.
“법원에서 홍보할 때는 안되더니, 신 총괄회장 사건 덕에 일반에까지 성년후견인제도가 널리 알려졌다고 하네요. 하하”




!['술톤' 벗고 회춘한 황정민…몸이 보내는 건강 경고였다[건강한줄]](https://image.edaily.co.kr/images/Photo/files/NP/S/2026/07/PS26070201297t.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