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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키워드]커지는 공포, 힘 빠지는 브렉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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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훈 기자I 2016.06.17 07:5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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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 우려로 인해 돈이 안전한 자산쪽으로 몰려들고 있다.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엔화와 미 달러화, 스위스프랑 가치가 뛰고 있다. (마켓포인트 데이터 인용, 6월1일=100)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속칭 브렉시트(Brexit)를 둘러싼 공포감이 전세계 금융시장을 짓누르고 있다. 여러 기관에서 실시하고 있는 여론조사에서 브렉시트를 지지하는 쪽이 우세하다는 결과가 이어지고 있는 탓이다.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손꼽히는 일본 엔화와 미국 달러화, 스위스프랑화 자산에 돈이 몰리면서 이들 통화가치가 동반 상승하고 있고 반대로 파운드화와 유로화 가치는 추락하고 있다. 글로벌 주식시장이나 원자재시장도 약세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흔히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변동성지수(VIX)도 16일(현지시간) 장중 넉 달만에 최고치인 22.86까지 치솟기도 했다. (☞기사참고: 6월14일자 [증시키워드]위험자산 뒤흔드는 브렉시트 공포)

마치 소나기가 퍼부을 때 비를 피하듯이 이처럼 공포가 극에 달할 때에는 몸을 사리고 보는 게 현명하다. 사고 파는 것도 투자지만 사고 파는 걸 멈추는 것도 일종의 투자행위다. 투자를 멈추고 있는 대신 이 공포의 본질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겠다. 현재 영국에서는 브렉시트를 반대하는 쪽(Remain camp)과 지지하는 쪽(Leave camp)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그런데 브렉시트에 따른 공포와 불안을 조장함으로써 유리해지는 쪽은 브렉시트 반대파다. 브렉시트가 영국 경제와 영국연방의 운명에 얼마나 큰 치명타가 될 것인지 두려워하는 사람이 많아야 국민투표에서 승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브렉시트 공포감이 커지고 있다는 건 그 만큼 브렉시트에 반대하는 진영이 더 우세하다는 얘기일 수 있다. 지난 2014년 9월 스코틀랜드의 분리독립을 묻는 주민투표 당시에도 분리독립을 지지하는 쪽이 우세하다는 여론조사가 한 달 가까이 이어지면서 공포가 커졌고 그 결과 부동층이 결집하며 투표를 하루 앞둔 날부터 분리독립 반대쪽이 다시 우위를 점했다. 그리고 스코틀랜드 주민들은 분리독립안을 부결시켰다. 공포의 역설쯤 되겠다.

간밤 영국을 발칵 뒤집어놓은 조 콕스라는 영국 노동당 여성의원 피살사건도 동일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그동안 브렉시트에 반대해온 콕스 의원은 이날 선거구민과의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었고 “영국이 먼저”라고 외치며 총을 쏜 한 남성에 의해 살해되고 말았다. 당시 현장에 있던 목격자들에 따르면 이 남성은 콕스 의원에게 총을 두 차례나 쏜 뒤 다시 얼굴 부위에 총을 쐈다. 뿐만 아니라 총에 맞고 쓰러진 콕스 의원을 발로 차고 흉기로 수 차례 공격했다고 한다. 범행 수법이 극도로 잔인했다는 점에서 현재 영국내에서 브렉시트를 둘러싼 갈등이나 공포의 수위가 얼마나 높은지 잘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브렉시트를 막아달라”며 거리 캠페인을 펼치던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캠페인을 즉각 중단했다. 이로써 여론은 브렉시트 반대쪽으로 유리하게 돌아갈 전망이다. 실제 금융시장에서도 변화의 기류가 감지됐다. 매도세가 쏟아졌던 파운드화가 장 막판 살짝 반등세를 보였고 VIX지수도 장 막판 4% 가까이 하락하며 다시 20선 아래로 내려갔다.

이제 브렉시트 논란에 대해 보다 냉정해질 필요가 있다. 브렉시트 공포는 실체가 분명치 않다. 국민투표 결과를 누구도 짐작할 수 없을 만큼 여론조사는 박빙이고 또 브렉시트가 현실화될 경우 그 충격이 어느 정도일지도 짐작키 어렵다. 설령 국민들이 브렉시트쪽에 손을 들어준다해도 이는 정치인들이 참고해야 하는 `권고`(advisory)수준에 불과하다. 또한 브렉시트가 가결돼도 당장 영국이 EU를 탈퇴하는 것도 아니다. 브렉시트를 지지하는 정치인들도 “2020년 이후에나 실제 EU 탈퇴가 가능하다”고 인정하고 있다. 남아있는 4년 가까운 시간동안 EU측과 협상할 여유도 충분하다. 게다가 브렉시트 이슈가 미국과 일본, 유로존 등 주요 선진국 중앙은행의 정책 스탠스마저 바꿔놓은 만큼 시장 불안에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는 준비도 돼 있는 셈이다.

불안과 공포에 너무 휩쓸릴 필요가 없다는 얘기다. 엄청나게 쌓여있는 안전자산 매수, 위험자산 매도 포지션이 뒤집힐 때 시장은 다른 방향으로 빠르게 움직일 수 있다. 숏 커버링의 타이밍을 포착하는 게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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