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의힘을 지지한다고 밝힌 조모씨(27)는 “군 복무 기간이 줄었다고 해도 1년 6개월은 결코 짧지 않다. 게다가 군대에서는 사건·사고도 많아 생명의 위협을 느끼며 복무해야 하는데, 이를 나라에서 인정해 주지 않으면 누가 알아주겠나”라고 토로했다. 익명을 요청한 28세 남성 A씨도 “군필자에게 채용 시 가산점을 부여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사회에 나갔을 때 2년 어린 여학생과 동등한 조건에서 경쟁할 수 있도록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20대 남성의 공정성 요구는 생존 문제와도 직결된다. 이에 따라 청년주택 확대와 취업 지원 제도의 강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들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서울주택도시공사(SH)뿐만 아니라 민간 자본이 투입된 일반 아파트에서도 청년을 위한 분양이 확대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한, 자격증 취득을 위한 사교육 지원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이대남이 요구하는 공정성은 결국 사회인으로서의 생존 기반을 마련해 달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국민의힘을 지지한다고 밝힌 김모씨(25)는 “과거에는 여성들에게만 유리천장이 존재했다고 하지만, 지금은 남성들에게도 유리천장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며 “기성세대처럼 부동산 등으로 미래를 대비하기 어려운 우리 세대는 불확실성이 큰 요소에 의지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에 대해 20대 여성들의 우려도 적지 않다. 이데일리가 만난 20대 여성 다섯 명은 “선거철에만 20대를 고려하거나 성별과 세대로 나누어 정치적 쟁점으로 활용하는 것 같다”는 공통된 의견을 내놓았다. 정치권이 20대 남성의 요구에 초점을 맞추다 보면, 20대 여성 입장에서는 “그럼 우리는?”이라는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나왔다.
익명을 요청한 26세 여성 B씨는 “이대녀·이대남이라는 단어까지 등장했는데, 특정 연령대와 성별을 위한 정책은 자칫하면 그 집단만을 위한 정책으로 변질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29세 여성 C씨 또한 “특정 성별이나 연령을 위한 정책보다 가정과 사회에서의 소외가 이기주의로 변질되는 현상이 더 문제”라며 “사회에서 겪는 갈등과 차별 속에서도 성인이 온전한 사회 구성원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의견에 일부 20대 남성들도 공감했다. 익명을 요청한 D씨는 “혐오를 줄이는 사회적 기조를 만들어야 한다”며 “남성 또는 여성에게 유리한 정책이 아니라, 현재 사회에 만연한 ‘억울함’과 ‘왜 나만?’이라는 감정을 해소할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