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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값 온스당 2300달러 돌파…사상 최고치

김상윤 기자I 2024.04.04 07:01:46

대만 지진에 반도체공급망 우려…안전자산 선호
시장 달랜 파월에 국채금리 하락…금수요 부추겨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금 선물 가격이 사상 처음으로 온스당 2300달러의 벽을 돌파했다. 대만 지진으로 글로벌시장의 위험선호도가 급격히 하락하면서 안전자산인 금에 대한 수요가 더욱 커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최근 인플레 고착화 우려에도 불구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인플레 하락 궤도가 실질적으로 바뀌지는 않고 있다고 발언하면서 국채금리가 하락한 게 금 수요를 부추겼다.

골드바 (사진=AFP)
3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6월 인도분 금 선물은 전날보다 33.2달러(1.5%) 오른 온스당 2315달러에 마감했다.

대만에서 규모 7.2의 강진이 발생해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위탁생산) 업체인 TSMC의 일부 생산 시설이 타격을 받아 글로벌 공급망 차질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TSMC 생산 설비는 규모 7 지진을 견디는 내진 설계가 적용됐지만 이날 지진으로 약간의 시설이 손실을 입었으며 일부 설비 가동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은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꼽힌다. 지정학적 위기 고조와 전 세계적으로 경제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안전한 피난처인 금에 대한 강력한 매수세가 쏠리고 있다. 금은 올해 들어 11% 이상 상승했다.

액티브 트레이즈의 리카르도 에반젤리스타 선임 애널리스트는 “대만 지진으로 TSMC의 핵심 인프라가 일부 타격을 받으면서 글로벌 시장의 위험 선호도가 급격히 하락한 게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최근 인플레이션 고착화 우려에도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투자자들을 달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은 이날 스탠퍼드대에서 열린 포럼 모두발언에서 “인플레이션과 관련해 최근 수치가 단순한 상승(bump) 이상을 의미하는지 판단하기는 아직 너무 이르다”면서 “하지만 최근 데이터는 견조한 성장, 강하지만 균형을 되찾고 있는 고용시장, 때로는 울퉁불퉁한 경로를 따라 2%로 하락하는 인플레이션이라는 전반적인 상황을 실질적으로 바꾸지는 않고 있다”고 했다. 매파성 발언이 나올 것이라고 우려했던 시장은 파월의 발언에 안도했고, 연일 치솟던 10년물 국채금리는 하락세로 전환했다. 이에 따라 상대적으로 금에 대한 매력이 더욱 커진 것이다.

뉴욕에 본사를 둔 독립 금속 트레이더인 타이 웡은 “파월이 인플레이션 하락세가 전반적으로 바뀌지 않았다고 강조한 후 금 거래량이 증가하면서 가격이 다시 사상 최고치를 기록 했다”며 “더 많은 수요가 몰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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