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변동성 큰 증시서 수익내려면…장기·분산 투자가 답"

김윤지 기자I 2021.02.08 03:20:00

박종학 베어링자산운용 각자대표
“배당성향 높여야 코리아 프리미엄으로”
“장기 상승 추세, 코로나 수혜·고배당주 주목”
“ESG, 전과정에 접목·상품 라인업 강화”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주식 시장은 과거 외환위기나 IT버블, 최근 코로나19까지 변화무쌍하다. 지속적으로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특히 주식 초보자라면 장기적인 관점에서 다양한 종목과 섹터에 분산 투자가 중요하다. 요즘처럼 변동성이 큰 시장이더라도 여윳돈으로 꾸준히 투자한다면 국내총생산(GDP) 대비 더 나은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

박종학 베어링자산운용 대표(사진=베어링운용 제공)
박종학 베어링자산운용 각자 대표는 지난해 이후 급증한 개인 투자자의 주식 시장 참여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이처럼 조언했다. 박 대표는 투자 목적과 성향을 먼저 파악하고, 자신만의 투자원칙을 정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가치주 몰락? 평가 시점 따라 성장주 되기도”

베어링운용과 연을 맺은 지 20년을 넘긴 박 대표는 지난해를 “특별했다”고 표현했다. 지난해 초 운용 부문 총괄 각자 대표로 선임됐고, 이후 코로나19가 닥쳤다. 펀더멘털과 주식 시장 간의 괴리가 크게 벌어지면서 상향식(bottom up) 접근 방식으로 전략 수립하는 데 어려움이 컸다.

또 초저금리 환경에 비대면 수혜주에 이목이 집중되면서 가치주 대비 성장주가 부각됐다. 반면 베어링운용의 대표 상품은 ‘베어링고배당’, ‘베어링가치형’ 펀드다. ‘베어링고배당(주식)ClassA’의 최근 1년 수익률(2월5일, KG제로인 기준)은 37.73%로 동일한 국내 배당주식형 펀드 평균 35.94%를 상회하지만, 오히려 지난달 588억원이 빠져나갔다.

박 대표는 베어링운용이 추구하는 ‘가치 투자’는 장부가치만 따져 ‘저렴한 주식’을 골라내는 것이 아니라 3~5년 긴 안목에서 밸류에이션 대비 성장성 돋보이는 종목들을 찾아내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런 의미에서 성장주 혹은 가치주로 나누는 이분법적인 접근은 옳지 않다고 강조했다. 투자 초보자에게 권한 투자 전략과도 일맥상통했다. 박 대표는 “과거 가치주로 분류됐던 현대차(005380)는 전기차나 수소차가 떠오르는 요즘 성장주로 여겨진다”면서 “편의상 가치주와 성장주로 나눠 부르지만 평가 시기에 따라 언제든 바뀔 수 있다”고 짚었다.

◇ “韓증시 저평가 일부 개선, 배당성향 높여야 프리미엄”

지난해는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개선 가능성을 보여준 시간이기도 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기업 가치에 비해 국내 기업들의 주식 가격이 저평가 되는 현상으로, 한반도 대치 관계, 경기민감주의 높은 비중, 지배구조의 문제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이중 경기민감주에 속하는 반도체와 자동차 업종의 대외 경쟁력이 높아졌다. 박 대표는 “대외 의존도는 변함없이 높지만 IT섹터에서 앞서가면서 예전보다 나아졌다”고 설명했다. 지배구조도 상법 개정과 주주 친화적인 정책 등 꾸준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나아가 ‘코리아 프리미엄’이 되기 위해선 배당성향을 끌어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2020년 코스피200 상장 기업 배당성향(당기순이익 중 배당의 비율)은 처음으로 30%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되나 삼성전자(005930) 영향력이 절대적이다. 그는 “전반적으로 배당성향이 높아져야 외국인 자금 유입의 동력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ESG 전략 전 과정에 접목·상품 라인업도 강화”

연말 이후 가파르게 치솟았던 코스피 지수는 미국 증시의 헤지펀드 숏 스퀴즈 이슈 등을 만나면서 지난달 말 조정을 겪었다. 그럼에도 위험자산에 우호적인 환경은 여전하다고 판단했다. 완화적인 통화·재정 정책이 이어지는 가운데 펀더멘털이 훼손됐다는 증거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국내에선 IT와 자동차 등 실적 호전이 기대되는 주요 수출 산업 종목과 5G 인프라 구축이나 4차산업 성장과 관련된 기업들을 주목했다. 저금리 환경이 지속되는 만큼 안정적인 수익을 위해 고배당주도 눈여겨 볼 만하다고 박 대표는 권했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전략도 올해의 키워드다. 글로벌 자산운용사인 만큼 자체적인 ESG 플랫폼이 구축돼 있고, 현재 국내 증시에 적용할 수 있도록 현지화 작업 중에 있다. 모든 베어링운용 펀드에 ESG 전략 적용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박 대표는 “고객들에게 안정적인 수익률을 제공하는 것이 매년 가장 중요한 일”이라면서 “ESG 등을 포함해 고객들의 요구에 부합할 수 있는 다양한 상품을 제공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박종학 대표는?…

△1965년생 △1990년 서강대 경제학과 졸업 △2000년 미국 퍼듀대 통계·금융공학 석사 △2019년 연세대 투자정보공학 박사 △2000년 국제재무분석사(CFA) △2000년 세이인베스트먼트 자산배분 애널리스트 △2001년 세이에셋코리아(현 베어링자산운용) 투자전략팀장 △2003년 도이치자산운용 주식팀 이사 △ 2004년 세이에셋코리아 이사 △2008년~현재 베어링자산운용 최고투자책임자(CIO) △2020년~현재 베어링자산운용 각자대표(운용부문 총괄)

※박종학 대표와의 인터뷰는 유튜브 채널 <주톡피아>에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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