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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이퍼 한 장에 설계된 반도체 중 정상 반도체 칩이 많을수록 수율이 높다고 합니다. 클린룸의 청정도나 공정 장비의 정확도, 공정조건 등 여러 사항이 뒷받침돼야 이뤄질 수 있습니다. 특히 정상인지 불량인지 가려내기 위해서는 반도체 제조과정에서 진행되는 테스트를 통과해야 합니다.
웨이퍼 단계에서 검사하는 웨이퍼 테스트, 조립 공정을 거쳐 패키지한 상태에서 이뤄지는 패키징 테스트, 출하되기 전 소비자 관점에서 시행되는 품질 테스트 등이 있습니다.
먼저 웨이퍼 테스트는 EDS 공정이라고도 하는데요. 전기적 특성검사를 통해 웨이퍼 상태에서 각각의 칩들이 원하는 품질 수준에 도달하는지 검사하는 겁니다. 총 5단계로 나눠서 살펴보겠습니다.
1차 테스트는 웨이퍼의 전기적 특성이 적합한지 판단하기 위해 130여 개의 항목을 적용해 검사합니다. 개별소자들인 트랜지스터, 저항, 캐패시터, 다이오드 등 전기적 직류전압, 전류특성의 파라미터를 테스트해 작동 여부를 판별합니다. 반도체 칩으로 행하는 첫 테스트 공정이라고 보면 됩니다.
이 단계를 통과하면 100℃ 이상의 열 스트레스와 전기적 스트레스를 가해봅니다. 아주 덥거나 추운 환경에서도 제품이 잘 작동할 수 있어야 하니까요. 또 사용하다 보면 과열되기도 하니 극악의 상황까지 고려해서 혹독하게 훈련하는 것입니다. 이 단계를 통과한 반도체들은 특정 온도에서 발생하는 불량을 잡아내기 위해 상온보다 높고 낮은 온도에서 각각 테스트를 해봅니다. △좋음(Good) △수정가능함(Repairable) △실패(Fail) 세 가지로 구분해서 좋음은 다음 단계, 수정가능하면 보완과정, 실패는 불량처리합니다.
4차 테스트에서는 3차 테스트에서 수리 가능한 칩들을 모아 레이저 빔을 이용해 수선합니다. 가장 중요한 공정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원래는 불량 셀이 생기면 다른 셀과 연결된 퓨즈를 레이저로 끊어줬습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퓨즈를 레이저로 끊기 어려울 만큼 회로가 미세해지고 셀 간격이 좁아지고 있어 셀을 직접 전압으로 끊어주는 기술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마지막 5차 테스트는 보완 성공 여부를 판별하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불량 칩에 특수 잉크를 찍어 육안으로도 불량 칩을 식별할 수 있게 만듭니다. 이것을 잉킹(Inking)과정이라고 하는데요. 이 과정을 거치고 나면 조립 과정에서 잉크가 찍힌 불량 칩에 대해서는 조립을 진행하지 않아도 돼 원부자재나 설비, 시간, 인원 등의 손실 절감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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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정상 반도체 칩들만 모였습니다. 정상적인 반도체들을 외부 환경으로부터 보호해 제품별 고유 특성을 극대화하는 패키징 공정을 거칩니다. 반도체는 여기서도 혹독한 훈련을 멈출 수 없습니다. 웨이퍼 테스트에서 이미 100℃ 이상의 고온 테스트를 거쳤지만 패키지 이후에도 이와 동일한 수준의 고온에서 반도체를 장시간 동작시켜도 불량이 아닌지 확인합니다.
이렇게 거듭 고온 테스트를 거치는 이유는 실생활에서 전자 기기를 장시간 사용하면 반도체 비롯한 기기 내부 부품이 과열되기 때문입니다. 이 환경에서도 제대로 작동해야 하기 때문이죠. 그리고 고온뿐만 아니라 영하 40℃의 극저온 상태에서도 정상 작동 여부를 확인하는 테스트를 합니다. 북극이나 남극도 전자기기를 사용하니까요.
이제 스피드 테스트를 진행합니다. 반도체가 제품 스펙에 맞는 속도를 나타내는지 확인하기 위해서입니다. 그 밖에도 반도체 내부회로에 구조적 결함이 없는데 반도체 동작 시 발생하는 신호와 동작 타이밍은 적절한지, 셀에 데이터를 읽고 쓰는 데 문제가 없는지 등을 테스트합니다.
마지막으로 패키지 외부 비주얼 테스트와 최종 패킹을 거쳐 반도체가 완성됩니다. 패키지 테스트까지 완료된 반도체는 고유이름을 갖게 됩니다. △IC의 명칭 △제조일 △제품의 특성 △제조 국가 △일련번호 등 제품에 대한 이력을 써주는 것이죠.
어떠신가요. 반도체가 우리 생활에 들어오기까지 이렇게 복잡하고 세밀한 많은 공정을 거치고 있습니다. 반도체가 성능만 중요한 게 아니라 고성능이 나오려면 이만큼이나 힘든 과정을 이겨내야 했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