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릇 ‘안전’이란 위험이 생기거나 사고가 날 염려가 없는 상태나 조건을 말한다. 하지만 ‘산재공화국’이라는 말이 회자될 정도로 사망사고가 많은 우리나라에서 안전은 곧 ‘살아남기’를 의미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수해 현장의 실종자를 수색하던 해병대원 사망, 군기훈련을 받던 훈련병 사망 등 최근 군에서 벌어진 일련의 사건들도 안전의 관점에서 보면 리더들의 안전불감증 실태가 여실히 드러난다.
작업장에서 발생하는 사고의 80~90%는 개인의 불안전한 행동(Human Error)에서 비롯되고, 불안전 행동의 저변에는 안전역량 및 안전의식의 미약함이 있다. 이러한 산재사고를 방지하려면 경영층의 리더십, 안전보건 스텝의 전문성 그리고 근로자의 참여 등 삼박자가 맞아야 한다.
그런데 우리 기업 현실에서 가장 취약한 것이 바로 최고경영자의 안전인식과 안전리더십이다. 안전리더십이란 안전 상태를 파악하고 개선 비전을 세우고 비전을 달성하기 위한 방법을 고안해내는 총체적인 과정이다.
크라우스와 벨(Krause and Bell)은 ‘안전리더십의 통찰(Insight)’에서 다음 7가지를 강조한다. 첫째, 안전 성과는 비즈니스 성과로 이어진다. 둘째, 안전리더십은 심각한 부상과 사망(데이터)에 대한 관심에서 시작하라. 셋째, 리더십이 안전 개선을 시작하게 한다. 넷째, 조직문화는 성과를 유지시킨다. 좋든 나쁘든 간에. 다섯째, 안전의사 결정은 핵심 안전 개념의 이해에 기초한다. 여섯째, 조직의 안전성과 개선에는 개인의 행동이 중요하지만 유일한 요인은 아니다. 시스템, 프로세스, 문화 등 여러 요인이 영향을 미친다. 일곱째, 인지적 편향이 안전의사 결정에 영향을 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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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온 세상을 얻는다 해도 제 목숨을 잃는다면 무슨 이익이 있겠느냐? 사람이 목숨을 무엇과 바꿀 수 있겠느냐?”(마르코복음 8:36-37). 안전경영을 해야 하는 이유는 산재의 경제적 피해를 따지기에 앞서 사람의 생명은 그 무엇으로도 대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안전경영의 목표는 ‘위험 제로’, 이때 위험성은 ‘나쁜 결과가 발생할 확률×손실의 크기(파급효과)’로 표현할 수 있다.
산업현장에서 재해 위험성이 제로가 되지 않는 이유는 위험의 항상성, 위험성과 효율의 역관계 등 여러 가지가 있겠으나 무엇보다도 리더의 경영 철학과 리더십이 중요하다. 안전경영은 안전성과가 사업성과를 이끈다는 확고한 인식이 있어야 하며 일회성 행사가 아닌 지속적인 활동이어야 한다. 안전제일이 경영진과 근로자들이 공유하는 태도, 가치, 규범으로서의 조직문화로 정착돼야 한다는 의미이다.
자고로 국민의 생명을 지키지 못하는 국가 최고지도자는 국민으로부터 버림을 받듯이, 최고경영자가 구성원의 안전을 보호하지 못한다면 그는 기업을 경영할 자격이 없는 것이다. 최고경영자의 안전경영 방침은 실행돼야 하고, 안전리더십은 보여야 한다. 구성원들은 지도자의 말보다 행동을 본다. 행동이 따르지 않는 말의 성찬은 냉소와 불신을 야기한다.
크든 작든 한 조직의 리더라면 스스로에게 물어보라. 우리 조직의 안전리스크 중 가장 먼저 챙겨야 할 세 가지는 무엇인가? 안전의식, 안전관리시스템, 안전행동의 통합적 진단과 처방을 마련하라. 그리고 리더의 첫 번째 덕목 실천, 솔선수범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