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잔고 비중 1위 `LG디스플레이`…주가와 연관성은?

[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금융당국이 “공매도와 주가의 상관관계를 찾지 못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가운데, 코스피시장 공매도 잔고 비중 1위인 LG디스플레이(034220)의 주가 흐름이 동학개미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액정표시장치(LCD) 업황 악화와 코로나19 사태 여파 등으로 2019~2020년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그러나 올해는 흑자 전환은 물론 영업이익이 2조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되며, 올 4월엔 주가가 3만원에 육박하며 고공행진을 펼친 바 있다. 하지만 5월 이후 공매도가 부분재개 되면서 공매도 잔고가 급격히 증가했고, 8월 이후 잔고 비중이 코스피 1위를 기록하며 주가는 연 고점 대비 30% 이상 하락한 상태다.

LG디스플레이의 5월 이후 공매도 잔고 증가 추이(위) 및 주가 추이(아래). (자료=한국거래소 KRX 정보데이터시스템·마켓포인트)

30일 한국거래소 KRX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지난 26일 기준 시가총액(6조 6375억원) 대비 공매도 잔고(5283억원) 비중이 7.96%로 코스피 전체 1위에 올라있다. LG디스플레이는 공매도 부분 재개 첫 거래일이었던 5월 3일엔 공매도 잔고 비중이 1.61% 수준이었지만, 같은달 31일엔 3.46%, 6월 31일 4.72%, 7월 30일 5.93% 등으로 급증했다. 결국 8월엔 공매도 잔고 비중이 7%를 넘어가며 코스피 1위로 올라섰고 9월 30일엔 7.99%로 8%에 육박하는 수준까지 늘어났다.

반면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같은 시기 LG디스플레이의 주가는 공매도 재개 직전인 4월 26일 장중 2만 7600원으로 연 고점을 찍은 이후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공매도 재개 이후 불과 8거래일만인 5월 13일 2만 1900원(종가)으로 연 고점 대비 20% 이상 하락했고, 올 하반기 들어 3분기 실적 악화 우려가 나오며 공매도 잔고 비중 1위로 올라선 8월엔 2만원선이 무너졌다. 또 이달 들어선 10월 6일에 1만 7450원까지 곤두박질쳤다.

회원 5만명 규모의 온라인커뮤니티인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한투연)에는 “LG디스플레이의 악성 공매도를 척결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최근 발표한 올 3분기 실적도 매출 7조 2232억원, 영업이익 5289억원 등으로 전년동기 대비 각각 7.2%, 221.8% 증가했다. 그러나 증권업계에선 컨센서스(매출 7조 6555억원, 영업이익 6686억원)를 하회했다며 목표가를 줄줄이 하향했다.

목표가를 3만 2000원에서 2만 5000원으로 22% 가량 낮춘 서승연 흥국증권 연구원은 “하락세를 경험하고 있는 LCD TV 패널에 이어 IT 패널가격 조정도 내년 중반부터 예상된다”며 “주가 모멘텀은 크지 않을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이처럼 전문가들은 디스플레이 판가 및 업황 하락을 선반영해 주가가 떨어지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지만, 동학개미들은 올해 호실적을 근거로 공매도 때문이라고 맞서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한해 영업이익이 2조 4616억원으로 올해와 비슷한 수준이었던 2017년 당시 주가가 3만원대를 유지한 것과 비교되는 상황”이라며 “동학개미들은 공매도 잔고 증가와 주가가 반비례하는 모습만 보고 의심하지만, 디스플레이 분야는 업황 악화를 주가가 선반영해 단기간에 급락한 사례가 과거에도 많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