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극작가 마츠이 슈의 희곡을 무대화한 작품이다. 유전자 재조합으로 태어나 평생 남을 위한 ‘땅(farm)’ 역할을 하다 외롭게 죽어가는 한 아이의 이야기다. SF적인 상상 속에서나 등장할 법한 우스꽝스러운 인물들과 엉뚱한 순간들이 어지럽게 펼쳐지는 가운데 주인공 아이는 외롭게 소외된 채 늙어가고 마침내 죽음을 통해 평안을 찾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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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은 2017년 연극 ‘손님들’로 제5회 이데일리 문화대상 대상과 제54회 동아연극상 3관왕을 차지한 프로젝트 내친김에의 신작이다. 프로젝트 내친김에는 한태숙 연출의 극단 물리에서 조연출로 활동했던 연출가 김정을 중심으로 2014년 결성된 젊은 극단이다. “연극만이 만들어 낼 수 있는 강렬한 체험의 순간을 찾는다”는 모토 아래 ‘손님들’ 외에 ‘처의 감각’ ‘레드 올랜더스’ 등 강렬한 작품을 꾸준히 선보여왔다.
작품은 일본 최대의 국제공연예술제인 ‘페스티벌 도쿄’의 협업 프로그램 일환으로 지난해 10월 일본 도쿄 아울 스폿 극장에서 초연했다. 희곡을 쓴 마츠이 슈는 일본의 작가 겸 연출가로 인간 본연의 고독과 도시 속에서 사라져 가는 인간관계에 대한 깊은 성찰을 독특한 세계관으로 풀어왔다. 원작은 굉장히 조용한 분위기의 작품이지만 프로젝트 내친김에는 이를 배우들의 다양함 몸짓이 결합된 공연으로 재해석했다. 안무가 이재영이 창작진으로 참여해 일상을 쪼개 놓은 듯한 독특한 규칙의 몸짓을 만들어냈다.
김 연출은 ‘접촉’을 ‘팜’의 가장 중요한 콘셉트로 꼽았다. 그는 “사람들 사이의 ‘터치’가 얼마나 귀한지를 무대 위에서 체감시켜주고 싶다”며 “코로나19로 심리적으로는 물론 물리적으로도 거리를 둬야 하는 상황인 만큼 무대 위에서 서로를 만지고 비비는 배우들의 행위가 관객에게 어떻게 다가갈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색다른 소재지만 연극은 한 생명의 탄생과 죽음이라는 보편적인 이야기를 다룬다. 김 연출은 “빠르게 변해가는 세상에서 우리는 얼마나 외롭게 소외돼 가면서 살아가고 있는지, 그런 가운데 우리는 주변의 생명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자 한다”고 밝혔다.
배우 박종태, 최희진, 권정훈, 남미정, 임영준, 이경우가 출연한다. 일본 초연 당시 “배우의 신체 움직임과 화려한 비주얼에 매료돼 120분이 순식간에 지났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김 연출은 “‘팜’은 굉장히 낯설고 튀는 느낌이 강해서 관객들도 처음에는 굉장히 혼란스럽겠지만 선입견을 내려놓고 편하게 공연을 감상하며 감각적인 포인트가 살아나는 시간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공연은 14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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